“권력 눈치보지 않은 공정보도” 동아방송 첫 전파 60년

정성택 기자 2023. 4. 2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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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동아방송입니다." 1963년 4월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첫 전파를 쏘아 올린 동아방송(DBS)이 올해 개국 60주년을 맞는다.

동아방송 PD를 지낸 안평선 한국방송인회 명예회장(86)은 "동아방송의 정신은 2011년 채널A 개국으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방송기념회는 25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아방송 개국 6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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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80년’ ‘유쾌한 응접실’ 등
간판 프로 인기에 청취율 33%
신군부 통폐합에 17년만에 폐국
내일 개국 60주년 기념행사 열어
전영우 전 동아방송 아나운서실장, 안평선 전 동아방송 PD(한국방송인회 명예회장), 이병대 전 동아방송 차장(전 대한언론인회장·왼쪽부터)이 20일 서울 종로구 채널A 부조정실에서 동아방송 재직 시절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동아방송입니다.”

1963년 4월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서 첫 전파를 쏘아 올린 동아방송(DBS)이 올해 개국 60주년을 맞는다. 동아방송은 신군부 세력의 언론사 강제 통폐합으로 1980년 11월 30일 KBS로 통폐합됐다. 동아방송은 동아일보와 함께 엄혹한 시기에 정부에 대한 비판 보도를 이어가며 국민의 ‘입과 귀’ 역할을 했다. 개국 1년을 앞둔 1964년 2월 공보부 조사에서 청취율 33.5%를 올려, 전국 방송망을 갖고 있던 KBS를 제외하고 1위를 기록했다.

동아방송의 출범은 1960년 4·19혁명이 계기가 됐다. 당시 동아일보 전무였던 고 일민 김상만 전 동아일보 명예회장은 “뉴스와 정보의 신속한 전달을 갈망하던 때였다. 방송의 기업성이나 채산성보다 그 필요성과 사명감을 선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뉴스 보도는 동아방송의 중심이었다. 하루에 뉴스 프로그램은 17회 편성됐다. 이는 다른 방송사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동아방송 사회문화부 차장을 지낸 이병대 전 대한언론인회장(82)은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사실을 전달한다는 것보다 중요한 뉴스 보도 원칙은 없었다”며 “당시 중앙정보부는 무소불위 권력을 갖고 있었지만, 객관적이고 공평무사한 보도를 위해 중앙정보부를 직접 취재하고 반론도 요청했다”고 말했다. 라디오 칼럼 프로그램 ‘앵무새’에서 박정희 정권을 비판하다가 최창봉 당시 방송부장 등 6명이 구속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동아방송이 내놓은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들은 이후 한국 방송 프로그램의 모태가 됐다. 동아방송의 개국 프로그램 ‘여명 80년’은 1884년 갑신정변부터 1945년 광복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다큐멘터리로 담아 국내 다큐멘터리 드라마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유쾌한 응접실’은 한국 토크쇼의 원조였다. ‘유쾌한 응접실’의 진행을 맡았던 전영우 전 동아방송 아나운서실장(89)은 “고 양주동 박사, 고 김두희 서울대 교수가 단골 출연자였고 당시 야당을 이끌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출연했다”며 “‘격조 있는 민족의 방송을 표방한다’는 방송 목표에 맞춰 당시 지성들이 유익하면서도 유머 있는 이야기들을 전했다”고 말했다. 고 최동욱 PD가 진행했던 ‘탑튠쇼’는 국내에 처음 도입된 ‘디스크자키(DJ) 진행’ 음악 프로그램이었다.

동아방송 PD를 지낸 안평선 한국방송인회 명예회장(86)은 “동아방송의 정신은 2011년 채널A 개국으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방송기념회는 25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동아방송 개국 6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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