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해외 순방 리스크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다녀오면 보통 지지율이 올라갔다. 윤석열 대통령은 반대다. ‘순방 리스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국을 다녀올 때마다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9월 영국·미국·캐나다 순방때 여러 건의 논란이 있었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을 위해 방문한 영국에선 교통 상황을 이유로 조문을 취소하고 조문록만 작성해 외교 실책 논란을 빚었다. 예고됐던 한일정상회담은 약식회담으로 축소됐고, 한미정상회담은 48초 스탠드 회담으로 대체됐다.
미국 순방 중엔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글로벌펀드 재정기업 회의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남 이후 행사장을 나오며 한 발언이 문제였다. MBC 뉴스에서 ‘이 새끼들’ ‘쪽팔려서’라는 비속어가 섞인 말을 했다고 최초 보도했다. 청와대와 여당은 발끈했고, 이후 “악의적인 왜곡 보도를 했다”며 MBC 기자를 11월 동남아 순방 때 전용기에 탑승시키지 않았다. 당시 언론과의 갈등이 커지자 출근길 약식회담도 중단했다.
올해 순방에서도 논란을 불렀다. 1월에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중 “UAE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다. 이란 외교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이란 교민의 안전 위협 등 우리 국익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월 일본 방문은 비난이 더 거셌다.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배상을 제3자 변제방식으로 결정해 여론이 급랭한 상태에서 떠난 일본 순방은 ‘빈손 외교’ ‘굴욕 외교’ ‘호구 외교’라는 비판이 많았다.
윤 대통령이 24∼30일 5박7일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한미정상회담과 국빈 만찬, 하버드대 연설, 한미동맹 70년 기념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 등이 예정돼 있다.
대통령은 국민이 걱정하거나 자존심 상할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 국가 안보나 피해자 인권과 직결된 외교 사안은 독선적으로 결정하지 않아야 한다. 미국에 당당히 맞서 국익을 챙겨야 한다. 이번엔 순방 리스크가 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을 위해서.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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