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테슬라는 왜 하필 지금 치킨게임을 시작했을까?

경기일보 2023. 4.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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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섭 JD부자연구소 소장

테슬라의 순이익이 급감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테슬라의 치킨게임 때문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이제 전기차의 판매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에 진입했다고 봤다. 현재 세계에서 팔리는 차 가운데 10대 중 1대는 전기차다. 따라서 시그모이드 곡선상 10% 구간인 느린 시작 단계는 넘어갔다. 이제 20~90%구간인 빠른 가속 단계로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시그모이드 곡선상 빠른 가속 단계에서 치킨게임이 시작된다. 치킨게임은 가격은 낮추고 공급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빼앗아 가는 전략을 펼친다. 그래야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어 적은 마진으로도 생존하며 경쟁자를 제거할 수 있다. 테슬라는 애플처럼 럭셔리 브랜드 전략은 포기하고 더 많이 전기차를 파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테슬라는 왜 럭셔리보다는 더 많이 파는 전략을 선택했을까?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때문이다. 테슬라는 전기차 치킨게임을 하면 더 많이 팔 수는 있지만 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향후 테슬라가 시장점유율을 높이면 FSD로 받는 월 구독료가 높아진다. 그렇지만 테슬라의 치킨게임으로 막상 순이익이 떨어지면 결국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테슬라는 이때 치킨게임을 시작했을까?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발효했다. 법은 복잡하지만 간단하게 보면 미국 자동차에는 보조금을 주고 중국 자동차와 배터리를 넣은 자동차는 미국에서 못 팔게 할 것이다. 유럽도 유럽판 IRA를 발효한다. 여기의 핵심도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를 배제하는 것이다.

지금 전기차를 사서 쓰는 나라는 주로 어디인가? 선진국인 미국, 유럽 그리고 중국이다. 한국, 일본 등이 있지만 파는 미국, 유럽, 중국에 비하면 점유율이 미미하다. 신흥국들은 전기차보다 내연기관차를 주로 쓰고 있다. 따라서 미국, 유럽이 중국산 전기차를 팔지 못하게 하고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을 끊은 이 시점이 테슬라가 딱 전기차 치킨게임을 하기 좋은 시점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은 밖으로의 시장은 진출하지 못하게 하고 중국 내에서 테슬라의 가격 할인과 싸워야 한다. 반대로 테슬라에 유럽과 미국은 자신의 앞마당이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전기차 가격 할인만 하면 잘 팔린다. 그러니 이번 기회에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싹을 잘라 놓으면 압도적으로 전기차 분야에서 세계 1등이 가능하다. 그래서 테슬라가 중국에 잘 보이기 위해 메가팩 공장도 중국에 지은 것이다.

테슬라가 시작한 치킨게임으로 어떤 기업들이 망할까? 중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으로 전기차를 만들던 기업들이 대부분 망할 것이다. 그리고 내연기관차도 안심할 수 없다. 대부분의 내연기관차 기업은 차를 팔아도 영업이익률은 4~5%가 대부분이다. 요즘 전기차 팔고 보조금 받아 겨우 수익 올리고 있었는데 테슬라가 가격 인하를 하니 GM, 포드도 전기차 가격 인하를 안 할 수 없다. 따라서 대부분 자동차 기업들의 적자는 더 심해질 것이다.

그러나 내연기관차는 테슬라처럼 전기차에 올인할 수 없다. 왜냐하면 노조를 비롯해 판매 조직과 같은 고용 인원이 많고 내연기관차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들도 스텔란티스처럼 합병을 해 덩치를 키우거나 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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