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특별법 만들어 피해자-LH에 우선매수권
권구용 기자 2023. 4. 24. 03:00
[전세사기 피해]
당정 “이번주 발의-내달 처리 계획”
당정 “이번주 발의-내달 처리 계획”
대통령실과 정부, 국민의힘이 23일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 주택을 매입해 세입자에게 최장 20년 동안 임대하는 내용을 담은 한시적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특별법을 통해 피해 임차인의 주거권을 보장하겠다”며 “거주하고 있는 임차 주택을 낙찰받기를 원하는 분들에겐 우선매수권을 부여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임대로 계속 살기를 원하는 분들은 공공에서 대신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피해자들을 위해 관련 세금 감면과 장기 저리 융자를 제공하고, LH가 경매주택도 매입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다만 전세사기 피해 주택 선정 기준과 우선 매수 가격 기준 등 구체적 내용은 정해지지 않아 피해자 간 형평성 논란 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세부 내용은 논의를 거쳐 이번 주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정은 특별법을 이번 주 내로 발의해 다음 달 초 처리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실효성 있는 법안을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회의 뒤 브리핑에서 “특별법을 통해 피해 임차인의 주거권을 보장하겠다”며 “거주하고 있는 임차 주택을 낙찰받기를 원하는 분들에겐 우선매수권을 부여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고, 임대로 계속 살기를 원하는 분들은 공공에서 대신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공공임대주택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는 피해자들을 위해 관련 세금 감면과 장기 저리 융자를 제공하고, LH가 경매주택도 매입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다만 전세사기 피해 주택 선정 기준과 우선 매수 가격 기준 등 구체적 내용은 정해지지 않아 피해자 간 형평성 논란 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세부 내용은 논의를 거쳐 이번 주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정은 특별법을 이번 주 내로 발의해 다음 달 초 처리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주거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실효성 있는 법안을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우선매수 또는 20년 임차’ 선택권 준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 추진
매수희망 피해자에 우선매수권… 거주만 원할땐 LH 매입임대주택
세부 기준 안정해 형평성 논란 예고, 野는 ‘先보상’ 구상… 협의 힘들수도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 추진
매수희망 피해자에 우선매수권… 거주만 원할땐 LH 매입임대주택
세부 기준 안정해 형평성 논란 예고, 野는 ‘先보상’ 구상… 협의 힘들수도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이 23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을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관련 법 개정에 시일이 걸리는 만큼 특별법을 통해 피해자를 최대한 빨리 구제하기 위해서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우선매수청구권 부여와 경매 중단을 속도감 있게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피해 주택 기준이 모호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사와 개인 등 채권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지 않는 적정 매수 가격을 얼마로 볼 것인지 등이 확실하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보증금을 국가에서 먼저 보상하고 해당 주택을 매각해 비용을 회수하는 ‘선(先)보상 후(後)구상’에 힘을 싣고 있어 법 개정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 “기존 매입임대 예산 7조5000억 원 활용”
당정이 추진하는 특별법의 핵심은 전세사기 피해 세입자가 거주하는 집 매입을 원할 경우엔 경매에서 우선 매수권을 부여하고, 매입이 아닌 거주만 원할 경우 LH가 경매에서 사들여서 공공임대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원하면 현재 거주하는 집에서 최장 20년 동안 시세 50% 이하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다.
재원은 기존 매입임대 예산을 활용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매입임대 예산은 LH 5조5000억 원(2만6000채), 지방자치단제 2조 원(9000채) 등 7조5000억 원 규모로 이를 재원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대부분 전용면적 85㎡, 시세 3억 원 이하에 몰려 있는데 기존 LH 매입임대주택 선정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야당이 요구하는 선보상 후구상안이나 전세사기 주택 직접 매입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선보상 후구상안은) 범죄 피해를 전액 보상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선례가 없고 시장경제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공공 매입은 국가가 피해 전세보증금을 혈세로 지원하는 ‘보증금 국가 대납법’”이라며 “막대한 세금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 피해 주택 기준 안 나와… 형평성 논란 가능성
당정이 추진하는 우선매수권 부여는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후순위 채권자인 세입자를 대상으로 한다. 세입자가 선순위 채권자일 경우에는 낙찰자에게 보증금을 받거나 집을 바로 낙찰받을 수 있다.
다만 경매가 끝날 때까지 전세대출 이자를 부담하거나, 원치 않는 집을 매수하는 등 피해는 여전하다. 박모 씨(32)는 “이제는 대항력을 갖추고 있다는 이유로 전세 대출 이자만 나가고 정부 대책에서는 제외되게 생겼다”고 말했다. 사기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거나 조직적인 사기 행각 없이 단순히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경우, 또 이미 일부만 변제받고 상황이 종료된 경우도 있다.
주택을 얼마에 낙찰받을지도 문제다. 우선매수권이 있는 주택은 낙찰자가 집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경매에 나서는 사람이 없어 계속해서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부실채권을 매입한 공공기관이나 금융사, 개인 채권자 등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때문에 유찰 횟수나 낙찰가율 등 우선 매수 기준을 정해야 하지만,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매 중단만으로도 피해가 큰데 채권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은행 손실이 커진다”고 했다.
야당과의 협의가 매끄럽게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민주당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여당과 야당, 정부가 내놓은 안들을 절충해 종합 패키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여당의 안이 (제대로 된 안이) 아니면 여당 내용까지 포함해 적극 관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피해 주택 기준이 모호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사와 개인 등 채권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하지 않는 적정 매수 가격을 얼마로 볼 것인지 등이 확실하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보증금을 국가에서 먼저 보상하고 해당 주택을 매각해 비용을 회수하는 ‘선(先)보상 후(後)구상’에 힘을 싣고 있어 법 개정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 “기존 매입임대 예산 7조5000억 원 활용”
당정이 추진하는 특별법의 핵심은 전세사기 피해 세입자가 거주하는 집 매입을 원할 경우엔 경매에서 우선 매수권을 부여하고, 매입이 아닌 거주만 원할 경우 LH가 경매에서 사들여서 공공임대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원하면 현재 거주하는 집에서 최장 20년 동안 시세 50% 이하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다.
재원은 기존 매입임대 예산을 활용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매입임대 예산은 LH 5조5000억 원(2만6000채), 지방자치단제 2조 원(9000채) 등 7조5000억 원 규모로 이를 재원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대부분 전용면적 85㎡, 시세 3억 원 이하에 몰려 있는데 기존 LH 매입임대주택 선정 기준을 그대로 적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야당이 요구하는 선보상 후구상안이나 전세사기 주택 직접 매입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선보상 후구상안은) 범죄 피해를 전액 보상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선례가 없고 시장경제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은 “공공 매입은 국가가 피해 전세보증금을 혈세로 지원하는 ‘보증금 국가 대납법’”이라며 “막대한 세금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포퓰리즘”이라고 했다.
● 피해 주택 기준 안 나와… 형평성 논란 가능성
당정이 추진하는 우선매수권 부여는 대항력을 갖추지 못한 후순위 채권자인 세입자를 대상으로 한다. 세입자가 선순위 채권자일 경우에는 낙찰자에게 보증금을 받거나 집을 바로 낙찰받을 수 있다.
다만 경매가 끝날 때까지 전세대출 이자를 부담하거나, 원치 않는 집을 매수하는 등 피해는 여전하다. 박모 씨(32)는 “이제는 대항력을 갖추고 있다는 이유로 전세 대출 이자만 나가고 정부 대책에서는 제외되게 생겼다”고 말했다. 사기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거나 조직적인 사기 행각 없이 단순히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경우, 또 이미 일부만 변제받고 상황이 종료된 경우도 있다.
주택을 얼마에 낙찰받을지도 문제다. 우선매수권이 있는 주택은 낙찰자가 집을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경매에 나서는 사람이 없어 계속해서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부실채권을 매입한 공공기관이나 금융사, 개인 채권자 등 선순위 근저당권자가 손해를 보게 된다. 이 때문에 유찰 횟수나 낙찰가율 등 우선 매수 기준을 정해야 하지만,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매 중단만으로도 피해가 큰데 채권 회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은행 손실이 커진다”고 했다.
야당과의 협의가 매끄럽게 이뤄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민주당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여당과 야당, 정부가 내놓은 안들을 절충해 종합 패키지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여당의 안이 (제대로 된 안이) 아니면 여당 내용까지 포함해 적극 관철하겠다”고 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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