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글로리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ㅇㅇ입니다"...표예림씨는 극단선택

박지혜 2023. 4. 2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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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현실판 ‘더 글로리’라고 불리는 학교 폭력을 폭로한 표예림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가 구조됐다.

이 가운데 표 씨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A씨라고 밝힌 누리꾼은 “반성한다”면서도 “큰 거짓에 약간의 진실을 섞으면 그 거짓이 진실이 된다고 한다. 없던 일을 있던 사실처럼 주장하는 것은 쉽지만 그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긴 너무 어렵다”고 반박했다.

23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표 씨가 지난 22일 오후 2시 30분께 자신이 운영하는 부산의 한 미용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채 누워있는 것을 발견해 구급대원이 응급조치한 뒤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표 씨가 SNS에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듯한 게시물을 올렸고, 이를 본 누리꾼이 곧바로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 씨는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예림 씨 (사진=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앞서 표 씨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동안 학교 폭력에 당해왔다”고 폭로했다.

이후 한 유튜브 채널에 가해자들이라며 실명과 졸업사진을 공개하는 영상이 올라왔고, 가해자로 지목된 2명이 표 씨에게 영상 삭제와 사과문을 요구하는 내용 증명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표 씨의 학폭 폭로 영상을 공개했던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전날 표 씨가 병원에 누워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전하며 “며칠 전 가해자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에서 악의적으로 날조된 자료를 이용해 표 씨의 부모님에 대한 조롱까지 하는 등 도를 넘은 2차 가해를 벌여왔고 표 씨에 대한 사과는커녕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변호사를 선임하고 내용 증명까지 보내는 등 그에 따른 과도한 스트레스와 심적 부담감을 느껴 결국 SNS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게시한 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실에서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학폭 가해자)박연진은 있어도 (피해자이자 복수에 성공한) 문동은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정말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

자신을 표예림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4명 중 한 명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쓴 글
같은 날 오후 자신이 표 씨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4명 중 한 명이라고 밝힌 누리꾼 A씨는 온라인에 장문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A씨는 “학창 시절 소위 말하는 ‘노는 무리’가 맞았다”며 “표예림 뿐 아니라 모든 동창생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반성하며 살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단순히 재미 삼아, 이유 없이 누군가를 해하거니 짓밟은 적이 없다. 하늘에 맹세코 12년이나 되는 오랜 시간 한 사람을 집요하게 따돌리거나 주동해 괴롭힌 사실도 없다”고 했다.

방송 등을 통해 알려진 표 씨의 학폭 피해 사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A씨는 “‘휴대전화를 보고 돌려달라고 하자 발로 찼다’고 진술된 사건은 사실이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표예림이 제 주변 지인들, 가족에게 연락해 집 주소를 캐내는 등 도를 지나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라고 주장하며 반박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또 수사결과 통지서를 공개하며 “올해 1월 특수상해죄로 고소 당했다. 2013년 11월 다이어리 모서리로 표예림의 어깨를 내리쳤다는 것이 고소장 내용이었다”면서 “증거불충분,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판결이 났다”고 했다.

이어 “시간이 오래 지나 목격자 진술 외에는 증거가 없어 억울하다는 표예림이지만 제 입장에선 당장에라도 누구나 사실이 아닌 내용을 악의적으로 작성해 줘도 증거로 사용할 수 있고, 또 그런 진술서들이 마치 모두 진실인 것처럼 기정사실화 됐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악마가 된 저는 억울해 미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욕설과 협박 문자 메시지, 군부대로 오는 장난 전화 등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한 A씨는 “저는 현재 군무원이며 응급구조 담당관으로 근무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로 인해 모든 군무원과 응급구조사가 손가락질을 받는 상황이 생긴 것 같아 너무 죄송하다”며 “관련이 없는 이 불미스러운 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생명을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이 피해 입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남겼다.

A씨의 이 같은 글은 오히려 역풍을 불러왔다.

대다수 누리꾼은 “말 앞뒤가 모순이다”,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안 했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일부 누리꾼은 국민신문고에 ‘학폭 가해자인 A씨를 파면해달라’고 신고했다고 댓글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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