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엄정 교섭 내용 공개...매체 "한국 외교 국격 산산조각"

中 외교부, 윤 대통령 발언 관련 '엄정교섭' 제기
中 교섭 공개, 정부의 주한 중국대사 초치 맞대응
환구시보 "한국 외교 국격 산산조각이 났다"
"잃은 국격과 자존심, 中 통해 만회하려 하나?"

[앵커]

"중국 힘에 의한 타이완 해협의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중국 정부가 주중 대사에 항의한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관영 매체를 통해서는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이 났다"며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김세호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중국 외교부는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 주중 대사에게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언급한 '엄정한 교섭'은 외교 경로를 통해 강하게 항의했다는 의미입니다.

[왕원빈 / 중국 외교부 대변인 : 타이완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잘못된 발언에 중국은 베이징과 서울에서 각각 엄정한 교섭을 제기하고 중국의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대사에 항의한 내용을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엄중한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한중수교 공동성명 정신을 성실히 준수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며 타이완 문제에 언행을 신중히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교섭 내용을 공개한 것은 우리 정부가 주한 중국 대사를 부른 데 대한 맞대응으로 분석됩니다.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한 공격도 이어졌습니다.

환구시보와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이 조각났다'는 제목의 공동 사설을 냈습니다.

이들 매체는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이 어떻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이고 심각한 외교적 결례냐고 따졌습니다.

또 대만 문제에 불장난하는 자는 불에 타 죽을 것이라는 발언과 관련해 윤 대통령과 한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며, 들은 사람만 누구에게 말하는지 들리는 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청 의혹과 우리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보상안을 거론하며 한국의 국격은 어디 있느냐고 묻고,

워싱턴에서 잃어버린 국격과 외교 자존심을 중국을 통해 만회하려 하느냐고 비판했습니다.

두 매체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 1992년 수교 이후 최악의 입장 표명이라며, 한국 외교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김세호입니다.

YTN 김세호 (se-3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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