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번째’ 휴전 약속 깬 수단…각국, 자국민 구출 속도전

선명수 기자 2023. 4. 2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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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군벌 교전으로 상황 심각
미국, 헬리콥터 이용해 대피
사우디·요르단은 배로 이동
영국·일본 등 군용기 대기 중
절망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 간 교전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수도 하르툼 시내 곳곳에서 22일(현지시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앞서 양측은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맞아 전날부터 사흘간 휴전에 합의했으나 이날 무산됐다. AP연합뉴스
희망 사우디아라비아 왕실 해군들이 22일(현지시간) 수단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충돌을 피해 사우디 제다에 도착한 자국민과 외국인을 환영하고 있다. 사우디 외교부는 이날 수단에서 157명이 제다에 안전히 도착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군벌 간 무력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에서 각국 정부가 자국민을 탈출시키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수단의 양 군벌이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72시간 동안 휴전하겠다는 합의를 깨고 교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각국은 교전 강도가 약해진 틈을 타 자국민 구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정부는 23일 수단에서 외교관과 가족을 철수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미 정부 요인을 철수시키는 미군 작전이 시행됐다”며 “성공적으로 그들을 안전히 데려온 우리 장병들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 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군이 지부티 미군기지에서 출발한 헬리콥터와 수직 이착륙기인 V-22를 이용해 대사관 직원 등 70여명을 탈출시켰다고 전했다.

다만 공항 폐쇄로 군수송기를 통한 대규모 이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민간인 대피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NYT는 현재 단계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미 정부의 대규모 작전 계획이 없으며, 미 대사관도 “공항 폐쇄로 인해 현재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것은 안전하지 않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수단에는 미국인 1만6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민과 외국인 157명을 육로와 배편을 통해 제다로 철수시켰다. 사우디의 경우 차량을 통해 하르툼에서 동부 항구도시 포트수단으로 이동한 뒤, 제다로 향하는 배편을 이용했다. 요르단도 같은 방식으로 자국민 300명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일주일 넘게 무력충돌을 이어온 수단 정부군과 반군인 신속지원군(RSF)은 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이슬람 축제 이드 알피트르 첫날인 21일부터 72시간 동안 ‘이드 휴전’을 하겠다고 합의했지만, 알자지라 등 외신들은 여전히 포격 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은 이전에도 3차례 휴전 합의를 했지만, 모두 지키지 않았다.

수단 정부군은 하르툼 국제공항과 서남부 니얄라 공항을 제외한 모든 공항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다고 주장했으나, 교전이 계속되며 하늘길은 물론 육로 이동 역시 안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부분의 공항이 전쟁터로 변했고, 수도에서 육로를 통해 외곽으로 빠져나오는 것도 위험해 외국인 철수가 쉽지 않다고 보도했다. 수송기를 통한 대피가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사우디처럼 육로와 배편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수도 하르툼에서 항구도시 포트수단은 800㎞ 넘게 떨어져 있다.

영국, 일본, 스페인 등도 군용기를 지부티 등 인근 국가에 대기시키며 자국민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

수단에서는 지난 15일 새벽부터 정부군과 RSF 간 무력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이번 충돌로 최소 400명이 숨지고 3500명이 다쳤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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