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기성용이 바라 본 ‘도발’ 세리머니, “스토리가 없으면 재미도 없어요”

포포투 2023. 4. 23. 21: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포투=정예건(상암)]


“스토리가 없으면 재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저희가 홈에서 질 때 수원 선수들도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했다. 그런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겨야 하는 라이벌을 상대로 골을 넣었을 때 기쁨이 더 크기 때문에 그런 세리머니가 나오고 그런 세리머니를 보고 팬들이 더 좋아하고 스토리도 더 쌓여간다고 생각한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 기성용은 치열한 라이벌 매치를 많이 뛰어 본 선수다. 기성용은 상대를 향한 도발이 스토리를 만들고, 그래야 리그가 발전한다고 믿고 있었다.


FC서울은 22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8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에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리그 3경기 무패를 이어갔고, 승점 16점으로 2위에 올라섰다. 반면 원정팀 수원은 8경기 무승(2무 6패)과 함께 리그 3연패를 기록했고 승점 2점으로 최하위인 12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수원은 3백 카드와 함께 반전을 노렸지만 서울에 주도권을 뺏겼고, 경기 초반부터 서울이 경기를 주도했다. 서울에는 국가대표 공격수 나상호가 있었다. 전반 37분 황의조와 패스플레이를 통해 공간을 만든 나상호가 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나상호는 최대 라이벌 수원 팬들 앞에서 손을 귀에 가져가며 세리머니를 이어갔고, 수원 팬들은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서울은 후반 7분에 터진 황의조의 추가골과 후반 36분 팔로세비치의 쐐기골에 힘입어 완승을 따낼 수 있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기성용도 선발로 출전해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주며 중원을 장악했고, 완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기성용은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겨서 의미가 있었다. 팬 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더 의미가 있는 슈퍼매치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슈퍼매치를 12~13번 정도 뛴 것 같다. 잘 모르겠지만 해외에서 한국으로 복귀 후엔 더 많이 이긴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화제가 된 것은 나상호의 도발 세리머니였다. 나상호는 수원 원정 팬들을 침묵시켰고, 서울과 수원의 경기력 차이가 극명한 만큼 더 많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에 대해 기성용은 “그래서 ‘슈퍼매치‘가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가 없으면 재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저희가 홈에서 질 때 수원 선수들도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했다. 그런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겨야 하는 라이벌을 상대로 골을 넣었을 때 기쁨이 더 크기 때문에 그런 세리머니가 나오고 그런 세리머니를 보고 팬들이 더 좋아하고 스토리도 더 쌓여간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FC서울 기성용 인터뷰]


-부상 복귀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이겨서 의미가 있었다. 팬 분들이 많이 와주셔서 더 의미가 있는 슈퍼매치가 됐다고 생각한다.


-‘100번째 슈퍼매치’ 개인적으로 몇 번째 슈퍼매치인가?


12~13번 정도 뛴 것 같다. 잘 모르겠지만 해외에서 한국으로 복귀 후엔 더 많이 이긴 것 같다.


-이번 슈퍼매치가 강팀과 약팀의 경기로 느껴질 만큼 차이가 났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경기 전 수원을 분석했을 때 최하위에 있을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부상 선수가 많고, 감독님도 바뀌면서 팀이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력만 놓고 봤을 땐 수원이 더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K리그 전체로 봤을 때 수원이라는 팀이 그동안의 이룬 역사와 좋은 모습들이 많았기 때문에 아쉽게 생각한다.


-나상호의 득점 이후 수원 팬들 앞에서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를 봤을 때 어땠는가?


저는 못 봤다. 태클을 당해 누워있느라 보지 못했다.


-선수 본인도 슈퍼매치에서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한 적이 있다. 라이벌 매치에서 세리머니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지?


그래서 ‘슈퍼매치‘가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스토리가 없으면 재미도 없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저희가 홈에서 질 때 수원 선수들도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했다. 그런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겨야 하는 라이벌을 상대로 골을 넣었을 때 기쁨이 더 크기 때문에 그런 세리머니가 나오고 그런 세리머니를 보고 팬들이 더 좋아하고 스토리도 더 쌓여간다고 생각한다.


-다음 슈퍼매치 때 득점하면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할 생각이 있는지?


연차가 많이 차서 그냥 조용히 지나갈 것 같다.


-작년하고 올해하고 서울의 시즌 초반이 많이 다르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우선 선수단 퀄리티가 좋아졌다. 선수단 보강으로 선수단 내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선발 출전을 못 하는 선수들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누군가 부상을 당하더라도 그 선수들이 충분히 메워줄 수 있기 때문에 팀이 한층 더 강해진 것 같다.


전술적인 부분의 변화는 작년의 경우에는 감독님이 공격적으로 나서도록 주문을 하셨다. 공격적으로 나서 찬스에서 골을 넣으면 좋지만 못 넣었을 때 역습에 취약해 실점한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전술적 조정을 통해 공수 밸런스를 맞췄다. 덕분에 수비가 안정되고 거기에 더해 세트 플레이에서 작년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며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


현재 서울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경기를 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서 힘들었지만, 올해는 결과를 가져와 높은 위치에서 싸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자연스레 선수들이 부담을 내려놓고 즐기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저희가 그 단계까진 아니지만, 매 경기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가며 높은 위치에서 즐기면서 결과를 챙기려 하고 있다.


-지금의 수원과 비슷하게 작년에 서울도 성적이 안 나와 팬들의 원성이 커진 적이 있다 그럴 때 선수들이 많은 부담을 느끼고 본 실력이 나오기 힘든지?


당연히 선수들은 많은 부담을 느낀다. 서울하고 수원은 사실 다른 어떤 팀보다 팬층이 두껍다고 생각한다. 거기에서 오는 부담감이 엄청나다. 서울과 수원에서 뛰려면 선수들의 멘탈이 강하지 않으면 힘들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서울과 수원이 우승을 다툴 때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많았던 이유가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서울과 수원은 항상 이기길 바라고 이겨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선수들이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도 지난 몇 년간 어려웠던 이유가 이런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해서였던 것 같다. 지금 수원 선수들도 아마 같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타깝다고 생각하지만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많은 팬들이 찾아와주고 있다. 힘이 되는지?


물론 힘이 된다. 지난 대구전에 이어 팬분 들이 많이 와주셔서 힘이 났다. 저희의 경기력이 좋고 이기고 있어서 더 많이 와주시는 거라 생각한다. 저희만 잘하면 팬분 들이 많이 찾아 와주실 거라고 믿는다.


-유럽에 있을 때도 라이벌 경기 경험이 많을 텐데 가장 재밌던 경기는 어떤 경기였나?


가장 힘든 경기는 셀틱과 레인저스의 ‘올드펌 더비’였다. 한국에선 수원과의 슈퍼 매치가 기억에 남는다. 제가 유럽 진출하기 전에 항상 두 팀이 상위권에서 우승을 두고 다퉜기 때문에 치열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작년엔 강등권에서 경쟁을 했기 때문에 아쉬웠다. 앞으로도 우승 경쟁을 하게 된다면 K리그에서 더욱 주목받고 치열한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포포투, FC서울


포포투 fourfourtwo@fourfourtwo.co.kr

ⓒ 포포투(http://www.fourfourtw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포포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