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도광산 조선인 명부, 원본 없어 공개 불가”…“한국 정부에 보내야”

지종익 2023. 4. 2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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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된 조선인들의 공식 명부가 존재한다는 사실, 어제(22일) 단독 보도해드렸는데요.

사도광산은 원본을 찾을 수 없다며 명부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한일 시민단체는 사도광산을 찾아, 명부를 즉각 공개하고 한국 정부에도 건네라고 촉구했습니다.

지종익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금까지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명부는 기숙사의 담배 배급 명부가 유일했습니다.

형식도, 체계도 없이 기록한 이름과 생년월일 정도를 확인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니가타현립문서관이 1984년부터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보관 중인 '반도 노무자 명부'는 사도광산이 직접 작성했습니다.

조선인을 통제,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기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케우치 야스토/강제동원 연구자 : "(과거 일본 정부의 조사에서) 누락된 명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원된) 날짜, 또는 공탁금 등 미지불금에 대한 내용이 쓰여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니가타현은 명부를 제공한 사도광산이 허가하면, 공개가 가능하다고 밝혔는데, 사도광산은 석연찮은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원본의 행방을 찾을 수 없어 마이크로 필름 자료 공개를 허가할 수 없다는 겁니다.

[고노 마사토시/사도광산 사장 : "원본을 찾을 수 없어서 비공개라고 회신했습니다. 이쪽에서 비공개라고 하면 니가타현도 마음대로 공개할 수 없습니다."]

한일 시민단체는 즉각 사도광산 측에 명부 공개 요청서를 냈습니다.

피해자 유족들에겐 가족의 과거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고, 사도광산 진상 규명을 앞당겨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명부 공개를 촉구했습니다.

또 일본 정부를 통해 명부를 한국 정부에 보내라고 요청했습니다.

[김승은/민족문제연구소 학예실장 : "(90%의 피해자가) 사도광산에 동원되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로 지금 80년이 거의 흘러가고 있는데요. 피해자의 기록들이 온전히 가족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된 조선인들의 공식 명부의 존재가 확인된 이상, 이를 공개하라는 압박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 현지에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도에서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촬영:윤원덕/영상편집:최정연/그래픽:이경민/자료조사:이지은/화면제공: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

지종익 기자 (jigu@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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