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보증사고 절반 다가구주택서 발생

올해 1분기에만 3928억원

집값 급락에 따른 역전세난과 전세사기가 잇따르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해 발생한 주택보증사고액의 절반이 다가구주택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계약 만료일까지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이사해야 하는 세입자가 증가하면서 지난달 임차권 설정등기 신청 건수도 1년 전보다 4배 급증했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주택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현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증사고 금액은 총 7974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5260억원)에 비해 52% 증가한 수치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 계약 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전세 계약 기간 중 경매나 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에 집계된다. 주택 유형별로는 다가구주택의 사고금액이 3928억원으로 전체의 49.3%를 차지했다. 다가구주택은 보통 집주인은 1명인데 임차인은 7∼10가구에 달해 최근 전셋값 하락기에 보증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다가구주택 보증사고 규모는 2017년 2억원, 2018년 7억원, 2019년 39억원이었다. 이후 2020년 55억원, 2021년 58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 6678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의 58.8%에 달하는 보증사고가 났다.

다가구주택 다음으로는 아파트가 2253억원으로 보증사고가 많았다. 아파트도 올해 1분기 사고액이 지난해 1년치(2638억원)의 85%에 달할 정도로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의 보증사고액은 각각 1513억원, 35억원으로 총 1548억원을 기록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