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 우승자 인터뷰 [제21회 경기마라톤대회]
하프코스에선 김회묵·김주연씨 나란히 우승
10㎞ 남평수·황정미씨, 5㎞ 스텔리·이주영씨 金
풀코스 男 우승 조우원씨 “매일 15km씩 달리는 꾸준함과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비결”
“한 번 마음을 놓아 버리면 끝나기 때문에 완주하겠다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21회 경기마라톤대회 남자 풀코스 우승의 영광은 12년 차 마라토너인 조우원씨(45·대전 월평동)에게 돌아갔다.
경기마라톤대회에 두 번째 참가해 2시간35분11초의 호기록으로 1위를 거머쥔 조씨는 개인 자격으로 출전했다. 그는 하루에 15㎞씩 주 6일을 꾸준히 달리며 몸을 관리한다.
경기마라톤대회 외에도 각종 대회에 꾸준히 참가해온 그는 풀코스의 경우 1년에 네 번가량 대회에 참가해 늘 기량을 점검한다.
조씨는 “달리는 데 정답이 없다. 결국 꾸준히 뛰어야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며 “이 대회처럼 코스 난도가 높을수록 마음을 비우고 뛰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자신만의 코스 공략법을 이야기했다.
지하도도 많고 오르막 등의 변수도 많은 코스였지만 그는 완주하겠다는 처음 마음가짐 그대로 결승선을 밟았다. 그는 “40㎞ 구간 부근에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면 위기가 찾아온다”며 “그걸 버텨내야만 완주할 수 있다는 점이 경기마라톤 코스만이 가진 매력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조씨는 “골인 지점에서 아내가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서 포기하지 않고 결승선을 밟았다”며 “저와 함께 훈련은 못했지만, 저처럼 멀리 대전에서 뛰겠다는 일념 하나로 이곳에 모인 분들이 많을 텐데 같이 뛰었던 대전의 러너들과도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전했다.
풀코스 女 우승 김은아씨 “작년 하프 제패 이어 또다시 정상, 기록 향상 위해 계속 도전할 것”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의지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 마라톤의 매력입니다.”
제21회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풀코스에서 3시간1분02초로 1위를 차지한 김은아씨(48·수원마라톤클럽)는 이같이 우승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첫 출전한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하프코스에서 1시간25분25초로 1위를 차지했고, 올해는 풀코스에 새롭게 도전해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은아씨는 “작년에 하프에 이어 풀코스에서도 1위를 차지하게 돼 기쁘다”며 “SUB-3(3시간 이내 완주)를 못한 게 아쉽고 더 좋은 기록을 위해 다음에도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2018년 처음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이번 풀코스 완주를 위해 일주일 중 5, 6일을 1시간30분 동안 달리면서 연습을 했다. 그러나 지난 여름에는 감기로 고생을 많이 해 이날 풀코스를 뛰지 말까 고민도 했다.
김씨는 “과연 완주를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굳게 마음을 잡고 참가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 만족스럽다”며 “38㎞에서 힘들어 걷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지만 지금 여기서 포기하면 살면서 인생의 힘든 순간에 포기하게 될 거라는 생각에 끝까지 뛰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마라톤은 집중력을 강화시키고 힘들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의지를 키워주는 매력이 있다”며 “앞으로 풀코스 기록을 2시간49분 내로 들어가는 목표로 뛰고난 뒤 철인경기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프 男 우승 김회묵씨 “제2의 고향 수원서 풀코스도 우승 도전”
“제2의 고향인 수원에서 1등을 하니 기분이 더 좋습니다.”
제21회 경기마라톤대회 남자 하프코스에서 1시간10분12초로 우승한 김회묵씨(50·수원사랑마라톤클럽 회장)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매년 경기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지난해에는 1시간11분30초를 기록하며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올해는 1분 이상을 단축하며 당당히 가장 먼저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우승을 위한 노력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2007년 건강을 위해 시작한 마라톤에 흥미를 느낀 김씨는 2012년 수원사랑마라톤클럽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즐기기 시작했다. 이후 무려 11년 동안 매주 화·목·일요일에 10㎞ 이상 달리는 등 꾸준히 훈련했다.
이번 대회에서 2위와 2분30초 이상 격차를 벌린 그는 “믿고 응원해준 클럽 회원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다음 달 13일 열릴 도민체전에 수원시 대표로 참가하는데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회가 되면 풀코스 우승도 도전해 보고 싶다. 앞으로도 ‘즐런’하겠다”고 말했다.
하프 女 우승 김주연씨 “색다른 코스 매력에 빠져 꾸준한 연습”
“계획하고 준비한 대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 기쁩니다.”
제21회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하프코스에서 1시간22분04초로 우승을 차지한 김주연씨(46·광명시 광명동)는 2위에 11분 앞서는 독주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착했다.
김씨는 “언덕 코스여서 대회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빠른 페이스를 유지하려 노력했다. 꾸준한 연습을 바탕으로 페이스를 유지했고, 계획대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그가 마라톤에 빠지게 된 계기는 단순했다. 살이 잘 빠져서다. 특히 빨리 뛸수록 살이 더 잘 빠지는 것에 재미를 느껴 2019년 마라톤에 입문했다. 현재는 ‘우리마라톤교실’에서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배우고 있다.
김씨는 “이전까지 10㎞를 주로 달렸는데 마라톤계에서 유명한 김광희 선배님을 만나 하프코스의 매력을 알게 되면서 즐겨 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달릴수록 더 잘 뛰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밝힌 김씨는 “목표가 있다면 부상 없이 지금보다 더 잘 뛰는 것”이라고 각오를 내비쳤다.
10㎞ 男 우승 남평수씨 “10여년 마라톤 여정 속 최고기록”
“대한민국 대표 마라톤대회에서 내 최고기록으로 10㎞ 우승을 차지해 뿌듯하기만 합니다.”
제21회 경기마라톤대회 남자 10㎞ 코스에서 32분43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한 남평수씨(44·서울 길동)는 10여년의 마라톤 여정 속 최고기록을 작성했다며 승리의 기쁨을 자축했다. 가족과 동료들의 응원, 선선한 날씨, 좋은 컨디션 등 삼박자가 완벽히 맞아떨어졌다는 게 남씨의 설명이다.
남씨는 지난 2007년 개인 사정으로 3년간 마라톤을 중단했으나, 지친 일상에서 결국 그를 일으킨 것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묘미를 지닌 마라톤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해 경기마라톤대회 하프코스 3위에 이어 올해에는 남자 10㎞코스 우승을 거머쥐며 마라토너로서의 기량을 뽐냈다.
남씨는 “마라톤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과 함께 뛸 수 있어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었다. 이 기운을 토대로 일상에서도 활기차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사랑하는 가족들도 함께 마라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이 기분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10㎞ 女 우승 황정미씨 “4년 만에 종목 바꿔 다시 1위 영예”
“5㎞에 이어 10㎞ 코스에서도 1위를 차지해 너무나 기쁩니다.”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10㎞에서 38분48초의 호기록으로 1위를 차지한 황정미씨(46·안산시 사동)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 함박웃음을 지으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9년 경기마라톤대회 5㎞에서 우승했던 황씨는 4년 만에 종목을 바꿔 또다시 1위를 차지했다. 수원시에 오랫동안 거주하다가 최근 안산시로 이사한 황씨는 ‘마음의 고향’인 수원에서 1위를 차지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8년 전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자’는 마음으로 조깅을 시작한 황씨는 주위에 건강한 몸매를 가진 지인들이 마라톤을 하는 것을 본 뒤 조깅 2년 차에 마라토너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철저한 식단 관리와 스피드 훈련 등으로 기량을 다져온 그는 마라토너들의 로망인 풀코스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황씨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했지만 이젠 풀코스 도전을 바라볼 정도로 마라톤이 소중하다”며 “응원해준 가족과 동료들과 이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고 전했다.
5㎞ 男 우승 아드리앙 스텔리씨 “풍경·날씨 좋았는데… 결과까지 굿”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내가 1등 소식을 듣고 기뻐할 생각에 너무 행복합니다.”
남자 5㎞에서 16분57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프랑스 국적의 아드리앙 스텔리씨(36·서울 용산구)는 거친 숨을 내쉬면서 행복해했다. 발가락 부상으로 컨디션이 다소 좋지 않았지만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냈다.
이어 그는 “10㎞코스와 하프코스는 페이스 조절을 할 수 있지만 5㎞는 시작부터 완주까지 빠른 속도로 달려야 해 너무 힘들었다. 2.5㎞ 정도 지날 때 호흡 유지가 안 돼 흔들렸는데 강한 정신력으로 끝까지 달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소 부상의 위험도가 다른 운동보다 낮다고 생각해 마라톤을 좋아한다는 그는 주말마다 여행을 다니며 각 지역에서 하는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를 즐기고 있다.
스텔리씨는 “오늘 달리면서 본 풍경과 날씨도 너무 좋았는데 1등까지 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았다”며 “이틀 뒤 아내와 프랑스로 여행을 가는 데 훨씬 기분 좋게 다녀올 것 같다”고 말했다.
5㎞ 女 우승 이주영씨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 2연패 기뻐”
“선수들 기량이 너무 쟁쟁해 우승을 할 줄 몰랐는데 1등으로 골인해 너무 기쁩니다.”
제21회 경기마라톤대회 여자 5㎞에서 19분10초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이주영씨(33·성남시 중앙동)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마라톤을 즐기는 부모님을 보며 자란 이씨는 성인이 돼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입문했다. 운동을 좋아했던 그는 금세 마라톤의 매력에 흠뻑 빠져 매년 마라톤대회가 있는 곳이면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경기마라톤대회 5㎞서 20분12초로 우승한 데 이어 기록을 단축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이씨는 우승 비결로 남편의 외조를 꼽았다. 5세, 2세 자녀들을 남편이 책임지고 돌봐준 덕분에 마라톤 연습에 매진할 수 있었다. 마라톤에 대한 열정을 지지해 주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어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이씨는 “마라톤은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완주한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마라톤의 매력을 설명했다.
경기마라톤 특별취재반
▲취재반장=황선학 문화체육부 부국장 ▲취재=김경수•이대현•안치호(지역사회부) 김보람•손사라(정치부) 한수진•오민주(사회부) 김정규•이은진(경제부) 송상호•서강준(문화체육부)기자 ▲사진=김시범 부국장•조주현•윤원규•홍기웅기자 ▲방송=곽민규•김다희•김종연PD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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