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목표는 끝장 아닌 상대 통해 배우는 것”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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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여덟 살에 부모를 따라 동양인이 거의 없던 호주의 한 도시로 이민 간 소년은 영어를 못해 늘 외로웠다.
서 작가는 지난 21일 세계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토론의 귀재가 된 배경에 대해 "다른 사람의 얘기를 먼저 경청하고 뭐든지 꾸준히 노력하는 한국인의 정신과, 어려서부터 호주의 토론 문화를 모두 경험한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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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못해 놀림 받던 이민 소년
교내 토론반 통해 인생 달라져
세계대회서 한인 최초 2번 우승
자신의 토론 기술·성찰 등 담아
“교감 못하는 AI, 토론에선 불리”
만 여덟 살에 부모를 따라 동양인이 거의 없던 호주의 한 도시로 이민 간 소년은 영어를 못해 늘 외로웠다. 서툰 영어로 몇 마디 하면 놀림을 당하거나 갈등을 빚게 되자 소년은 입을 닫아버렸다. 3년 후 담임교사의 권유를 거절하지 못해 들어간 교내 토론반이 내성적인 이민 가정 소년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다.
그는 토론의 매력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자기 내면의 다층적인 목소리, 여러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실에 있어도 마치 전 세계를 여행하는 것 같다”면서 “어려서부터 미국과 유럽, 아시아의 정치에 대해 얘기하고 지구와 환경 문제 등을 다루며 글로벌 감각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토론할 때는 나이도 없고, 계급도 없다”며 “다른 사람과 차이를 넘어 대화하며 상대에게 배우고 더 좋은 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GPT가 인간보다 토론을 잘하고 그 자리를 대신하면 어떻게 될까. 그는 “인공지능은 어마어마한 정보수집 능력을 발휘해 자신의 주장을 탄탄하게 뒷받침할 수 있지만,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부드럽게 공감하고 타협하는 인간적 교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인간이 AI나 로봇처럼 토론하는 것”이라며 “극단적 의견이 과잉 대표 되고, 개인이 기계와 대화에 익숙해지며 더 외로워지는 시대에 어떻게 토론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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