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기지, 작게 여러 곳 짓나
월면 탐사 극대화 등 고려한 듯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달 기지를 남극 한 군데가 아닌 월면 여러 곳에 짓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달에서 토목공사의 범위가 예상보다 광범위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짐 프리 NASA 탐사시스템 개발 담당 부국장은 지난주 스페이스닷컴 등 현지 언론과 만나 “달 기지가 한 군데에만 건설될 것이라고 단정짓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은 달을 자원 채굴장과 우주 터미널로 활용하기 위한 ‘아르테미스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이 항상 머무는 상주기지 건설이 필수다.
달 남극은 상주기지를 짓기 위한 좋은 조건을 갖췄다. 지형적인 영향으로 해가 영원히 들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이 있어서다. 영구음영지역에선 얼음 상태의 물이 있을 것으로 NASA는 보고 있다. 물은 상주기지를 짓는 데 필수적인 소재다. 2020년 NASA는 이런 여건을 토대로 달 남극에 기지 하나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나온 프리 부국장의 발언은 달 기지 건설계획의 큰 흐름이 바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는 지구로 따지면 도시 한 군데를 조성한 뒤 외형을 넓혀 대도시를 만드는 계획이 추진됐는데, 앞으로는 중소 도시를 여러 군데 짓는 식으로 달 개발 방향이 변경될 수 있다는 얘기다. NASA의 이런 태도는 월면 탐사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달 여러 군데에 기지를 짓는 것이 효율이 높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기지가 여러 개 조성되면 예상치 못한 사고로 특정 기지의 기능이 저하 또는 마비됐을 때 다른 기지로 달 거주민들이 긴급 대피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월면 여러 군데에 기지를 건설해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한다면 ‘아르테미스 약정’에 서명한 국가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르테미스 약정은 달 개척에서 미국 주도의 국제 협력을 끌어내기 위한 제도적인 틀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의 근간이 된다. 2020년 10월에 미국과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 8개국이 참여해 시작됐고, 현재까지 한국 등 23개국이 서명했다.
하지만 프리 부국장은 현지 언론을 통해 “기지를 추가로 짓는 일을 고려하는 건 아르테미스 7~9호 임무를 검토하고 있을 시기와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시기는 대략 2020년대 후반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NASA는 2025년 아르테미스 3호에 사람을 태워 약 50년 만에 월면에 착륙시킬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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