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네 발 로봇, 평균대도 건넜다
발을 디딜 공간이 좁은 평균대 위를 거뜬히 걸을 수 있는 사족보행 로봇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지형이 험해도 얼마든지 수색과 구조 임무에 투입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할 날이 가까워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카네기 멜론대 연구진은 최근 개를 닮은 네 발 달린 로봇이 평균대 위를 넘어지지 않고 걸을 수 있게 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사족보행 로봇은 대학과 연구기관은 물론 기업들도 상당수 개발할 만큼 상업적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동 속도가 사람과 별 차이가 없고, 울퉁불퉁한 바닥을 만나도 웬만해선 넘어지지 않을 정도로 기술이 진보했다.
그런데 이런 사족보행 로봇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곳이 있다. 발을 디딜 면적이 대단히 좁은 평균대 위다. 다리 4개가 숫자 ‘1’을 그리며 걸어야 하는데, 현재 기술로는 이런 보행 방법을 구현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걸었다가는 넘어진다. 사람은 폭이 좁은 평균대 위를 걸을 때 팔을 벌려 균형을 유지하지만, 사족보행 로봇은 그럴 수도 없다.
연구진은 로봇의 등에 ‘반응 휠 액추에이터(RWA)’라는 장치를 달아 문제를 해결했다. RWA는 인공위성에 폭넓게 장착된다. 위성의 자세를 지상 관제소가 원하는 방향 어디로든 향하게 하는 장비다. 내부에 바퀴가 달렸는데, 이를 돌릴 때 나오는 회전력을 이용해 자세를 잡는다.
연구진이 공개한 시연 영상을 보면 RWA를 등에 단 사족보행 로봇은 폭 6㎝의 평균대 위를 걸으며 다리의 자세가 다소 불안정해졌지만, 넘어지지 않았다. 비틀대는 사람의 팔을 누군가가 반대쪽으로 끌어당기는 것과 같은 힘을 RWA가 만들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RWA가 신체의 방향을 제어하는 힘을 내기 때문에 로봇 다리가 땅 어디에 닿는지는 덜 중요하다”며 “미래에는 거친 지형 속에서 수색과 구조를 할 때 이 로봇을 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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