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이제 떨어질거야”...투자자들 8천억 베팅했다는데

‘하락 베팅’ 인버스·곱버스 뭉칫돈
낮은 수익률에도 투자자들 몰려가

[사진=연합뉴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펀드로 현금 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으로 연초 주식 시장의 상승세가 곧 조정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 때문이다.

23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낮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인버스 펀드로 최근 한달간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 ‘KODEX코스닥150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최근 한 달 설정액이 4318억원 늘어났으며 ‘KODEX200 선물인버스2X’도 2936억원이나 확대됐다. 인버스 공모펀드 역시 최근 한 달 새 설정액이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NH-Amundi코리아2배인버스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과 ‘KB스타코리아리버스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 모두 최근 한 달 각각 설정액이 124억원, 30억원 늘어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200 선물인버스2X로 개인들은 3940억원을 사들였다. 인버스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대부분 10% 이상 하락했다.

제로인에 따르면 인버스 유형 내 자금 유입 상위 10개 펀드 중 3개는 2배의 레버리지 효과를 추구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식형 펀드 중 자금이 많이 유출된 상위 펀드에는 레버리지를 비롯한 인덱스 펀드들이 자리잡았다. 최근 한 달 자금유출 상위 펀드 1위는 ‘TIGER MSCIKOREATotalReturn’ ETF와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 ETF로 각각 3861억원, 2834억원이 줄었다. 두 ETF에서만 무려 7000억원의 자금이 유출된 셈이다. 뒤를 이어 KODEX레버리지, TIGER200이 차지했다.

레버리지 공모 펀드 중에서도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과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2.0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의 설정액도 최근 한 달 각각 455억원 113억원이 줄며 추세에 올라탔다. 설정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KODEX코스닥150레버리지의 한 달 수익률은 35.6%, 3개월 수익률은 85.68%에 달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침에 대한 우려를 비롯해 불확실성은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연초 상승세가 과도했다고 보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인버스 상품의 설정액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