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거북해” “TV에 안 나왔으면”... 北주민들 싸늘한 반응, 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이 점차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일 북한 소식통 등을 인용해 10살로 알려진 어린 김주애가 최고급 대우를 받으며 중요 행사에 계속 등장하자 북한 주민들이 최근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김정은의 손을 잡고 처음 나타난 김주애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어린 딸이 김정은을 똑 닮은 데 대해 놀라워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공주처럼 차려입은 김주애가 주요 공식행사에 등장해 최고의 대우를 받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주민들의 반응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한 주민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작년 11월 김정은이 딸을 데리고 처음 나타났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린 딸을 공개한 데 대한 놀라움과 함께 긍정적인 관심을 보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김정은의 딸이 더 이상 텔레비전에 안 나왔으면 하는 것이 주민들의 바람이다”라고 했다.
또 다른 북한 소식통도 “소학교나 초급중학생의 소박한 모습은 다 없어지고 옷차림부터 일반 여학생이 할 수 없는 화려한 귀족 차림으로 바뀐데다가 주요 행사장 주석단에 등장해 머리 흰 간부들보다 더 높은 대접을 받는 모습이 보인다”며 “초급중학교에 다니는 우리 딸은 김정은의 딸이 텔레비전에 나올 때면 ‘자(저 아이)는 학생이 맞나?’, ‘텔레비전에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며 굉장히 언짢아한다”고 밝혔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김정은의 딸이 텔레비전과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데 대한 주민들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다”며 “김정은의 딸이 어른을 능가하는 차림을 하고 김정은 옆에 서서 꽃주단을 밟으며 환호하는 군중 앞을 지나가는 등 특수 대접을 받는 모습을 (주민들이) 거북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주애가 지난 3월 16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참관 때 입은 외투가 1벌에 시가 1900달러(240여만원)인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제품인 것으로 분석돼 화제가 됐다.
최근 북한에서 아사자가 나올 정도로 식량난이 심각하지만 북 수뇌부의 사치품 소비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품 시계·의류·액세서리 등 사치품은 대북 제재 품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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