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팔아야 할걸”...전문가들이 경고했다는 종목들은
단기간 급등 배터리주 등 몰려
실적 염려에 단기 조정 가능성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발간된 증권사 종목 보고서 중 투자의견을 낮추는 하향 보고서는 68건, 상향 보고서는 37건으로 집계됐다. 올해와 같이 증시 상승기였던 2020년과 2021년은 투자의견 상향 보고서가 하향보다 많거나 비슷했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국내 증시가 하락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는 12건 증가했고, 상향은 반대로 7건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올 들어 주가 급등이 배터리, 바이오 등 일부 업종에만 집중된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증시 자체는 부진한 상황에서 배터리나 바이오 등 관련 종목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목표가 하향이 집중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례로 배터리주 급등의 대표주자였던 에코프로는 올들어 21일까지 457% 올랐다. 에코프로비엠은 같은 기간 195% 올랐다.
통상 증권사는 적극매수, 매수, 중립, 매도 등의 투자의견을 제시한다. 올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 보고서가 55건으로 대부분이었다. 국내 증권업계에선 매도 의견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중립 의견은 사실상 매도에 가까운 보수적 대응을 권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높은 금리와 경기침체 우려 등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2차전지 등 성장주들이 급등하며 증시가 올랐지만 일부 종목은 주가가 과열된 것으로 보인다”며 “급등주들이 주가 조정을 겪게 된다면 시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나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종목별로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스엠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가 각각 4건으로 가장 많았고, 크래프톤(3개), 카카오뱅크·에코프로·JB금융지주·더존비즈온·롯데케미칼·현대위아(2건) 등의 투자의견이 낮아졌다.
이달들어 증권사의 중립·매도 의견이 쏟아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를 26만5000원으로 높여 잡았으나, 전날 종가(29만4500원)보다 목표가가 10% 낮아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해석됐다.
정원석 연구원은 “현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2027~2030년 실적이 선반영된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전세계 2차전지 셀·소재 업종 내 가장 높은 멀티플을 적용받아 분명한 오버슈팅 구간”이라고 말했다. 또 “주식 시장이 합리적이라면 지금의 주가 상승세는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가가 급등한 만큼 현 시점에서는 주가 조정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에스엠 역시 지난달 인수전 당시 주가가 급등하자 고평가 의견이 제시됐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에스엠에 대해 “엔터사 가운데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M&A 이슈에 따른 단기간 주가 급등으로 목표가와 괴리율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둔화 전망에도 코스피가 2550선에서 오르내리자 고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13.4배까지 상승해 2021년을 제외하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PBR은 0.93배로 역사적 밴드 하단”이라며 “단순히 고평가됐다고 하기보단, 수익성이 바닥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를 보면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바닥을 찍고 나서 약 2개월 이후 코스피 PER 조정이 발생했다”며 “이번엔 3~4월에 바닥을 찍었으니, 5~6월 정도가 조정 시기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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