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디시인사이드 우울증갤러리 폐쇄 거부 온당치 않다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플랫폼 사이트인 ‘우울증갤러리’가 ‘n번방’식 범죄 통로로 이용된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적극적 대응이 시급하지만, 디시인사이드는 경찰의 사이트 폐쇄 요청을 거부했다. 디지털성범죄에 악용되는 유해 사이트를 차단하자는 여론을 외면한 것이다.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도 방기하는 행태는 온당치 않다.
이 사이트에는 우울증을 호소한 10대 여성 회원들이 남성 회원들에게 성착취당하고 극단 선택을 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사이트에서 만난 남성이 휴대전화 속 개인정보를 불법촬영하거나 고인이 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조장하는 일도 있다 한다. 심리적으로 취약한 여성 청소년들을 상대로 ‘그루밍(길들이기) 성범죄’ 온상이 된 사이트를 방치한 사측 책임이 작지 않다. 우울증갤러리가 과거에도 디지털성범죄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기에 조기에 자발적으로 폐쇄했다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경찰의 사이트 폐쇄 요청에 대한 거부 사유도 용납되기 어렵다. 디시인사이드는 사이트 폐쇄 시 정상 이용자의 열람권을 제한할 수 있고, 문제의 글이 다른 사이트로 옮겨가는 걸 우려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유해 글을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울증과 성범죄 피해를 겪은 여성들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는 현실을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자율적 통제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밝혔으나 지켜지지 않았고, 풍선효과 운운하는 것도 참으로 안이한 자세다.
불법 동영상물이 산업화된 구조 속에서 사이버성범죄 방지를 위한 플랫폼 운영업체의 사회적 역할은 막중하다. 익명성을 파고드는 범죄를 근절하는 데 일차적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갖고 방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플랫폼 운영으로 막대한 수익을 얻는 만큼 유해 사이트에 대한 자발적 상응 조치는 필수적이다. 경고와 계정 차단으로 일상적 대응 강도를 높여나가고 범죄가 상습적으로 발생한 사이트는 폐쇄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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