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 최은우 "우승에 대한 마음 내려놓으니, 첫 우승이 찾아왔네요" [KLPGA]
[골프한국 강명주 기자]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 동안 경남 김해 가야 컨트리클럽 신어-낙동 코스(파72)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가 펼쳐졌다.
마지막 날 6타를 줄인 최은우가 최종합계 9언더파를 기록, KLPGA 투어 첫 우승을 신고했다.
최은우는 우승 공식 인터뷰에서 "첫 우승을 9년만에 하게 돼서 정말 기쁜데, 아직까지 얼떨떨하다. 갚진 첫 우승이 정말 감사할 따름이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최은우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 날 4타 차 역전 우승을 해낸 최은우는 "선두와 차이가 많이 나서, 우승보다는 내 플레이만 하려 노력했다. 리더보드도 안 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언제 우승을 생각했나'는 질문에 최은우는 "솔직히 마지막 홀까지 몰랐다. 다 끝나고 캐디 오빠에게 어떻게 되냐고 물어봤다. 중간에 우승하겠다는 생각은 정말 없었는데, 18번 그린에 올라와서 알게 됐고, 투 퍼트 하면 유력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은우는 "(마지막 홀 퍼트 때) 무리해서 치지 말고 스피드만 맞춰서 (홀) 근처에만 보내자는 생각이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최은우는 "작년부터 퍼트 레슨을 처음으로 받았고, 퍼터도 여러 번 바꿔보고 스트로크도 바꿨다. 올 시즌에는 여유로운 템포로 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은우는 "코스에 맞춰서 퍼터를 바꿔 쓰는 편이고, 3개 정도 돌려쓴다. 오늘까지 3개 대회는 집게형으로 사용 중이다. 가지고 있는 퍼터는 말렛형이 많다"고 설명했다.
퍼터에 대한 추가 질문에 최은우는 "3퍼트를 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파 퍼트는 넣고, 버디 퍼트는 놓치는 선수로 선수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퍼트 때문에 마지막 날 치고 올라오지 못하는 것이 약점이었다"고 말했다.
오늘 퍼트에 대해 최은우는 "빠른 그린을 선호하는데 3일 중 오늘이 제일 빨라서 좋았다. 라인도 잘 보이고, 넣으려고 하기보다는 스피드 맞추는 데 집중했다. 보기할 위기도 있었는데 파로 막았다. 연습해 온 템포만 생각하며 플레이했는데, 그게 잘 맞아 떨어졌다"고 하루를 돌아봤다.
공교롭게도, 우승 당일이 최은우의 아버지 최운철 씨의 생일이었다. 이에 대해 최은우는 "항상 이 대회 기간과 아버지 생신이 겹쳤었다. 첫 우승이라는 너무 좋은 선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아침에 생일 축하한다고 말한 게 전부였는데, 이따 가서 제대로 축하해 드릴 예정이다"고 기뻐했다.
'지금까지 항상 아버지 생신 파티를 했나'는 질문에 최은우는 "투어 생활 초반에는 이 대회에서 한 2년 정도 컷 탈락을 했는데, 경기를 마치고 올라갈 때 조금 쳐지는 기분이었다. 그 이후로는 숙소에서라도 작게나마 파티를 해드렸다. 아마도 아버지에게도 나에게도 올해가 기억에 가장 많이 남는 생일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최은우는 "저녁을 사 먹기도 하지만, 아버지가 요리를 잘 하셔서 자주 해주신다. 같이 있으면 좋고, 항상 응원해주시기 때문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리고 호주에 간 것도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주 유학을 다녀온 최은우는 "한국 넘어오면서 시행착오가 많았다. 잔디나 환경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다 보니 적응하고 요령도 생기고 방법을 터득했다. 그것보다는 3-4년 차에 손가락 부상이 있어서 거리도 줄고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지금은 많이 회복했고, 부상에 대한 트라우마 같은 것이 없어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과거 힘든 시기를 돌아보았다.
"호주에는 나 혼자 갔다"고 언급한 최은우는 "거기서 스윙코치와 멘탈코치를 해주시는 프로님을 만났고, 오랜 시간 함께 생활하면서 컸다. 지금까지 호주에 계신 프로님께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최은우는 "9년차이기도 하고, 매년 시드를 계속 지켜왔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꾸준하게 치는 선수로 알고 계시는데, 우승이 없어 부담이긴 했다"면서 "나 역시 찬스가 와도 잡지 못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생각을 많이 했다. 근데 우승에 대한 마음이 커지면서 더 잘 안 돼서, 올해 들어서는 우승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시즌을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최은우는 "매 대회, 매 샷에 의미를 두면서 재미있게 시즌을 보내는 것에 감사하자, 그러다 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플레이하고 있다. 이런 마음으로 하니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최은우는 "나는 골프를 치고, 대회에 참가하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다. 부모님의 어떠한 강요도 없었고, 내 스스로 선택하고, 하고 싶어서 골프를 시켜달라고 했기 때문에, 재미있게 다녔고, 지금도 재미있게 다니고 있다. 부상이 왔을 때는 힘들어서 그만둘까 생각한 적도 있긴 하지만, 이제는 그런 마음 없다. 최대한 오랫동안 투어 생활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긴 시간 우승이 없는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요청하자, 최은우는 "나 역시 계속 인내하고 기다렸다. 누구에게나 언젠가 기회는 찾아오는데, 그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K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의 실력은 다들 뛰어나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답했다.
최은우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시즌 초반에 첫 우승을 하고, 좋은 시작이라 생각한다. 이 기세를 몰아 다승을 노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은우는 우승상금에 대해 "아직 생각 안 해봤는데, 일단 아버지 생일 선물을 살 것이고, 항상 응원해주신 어머니 선물도 살 것이다. 그리고 응원해주고 기다려준 모든 분들께 의미 있게 쓰고 싶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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