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훔치고 지인 명의로 수면제 구입한 간호사 ‘집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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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불면증에 시달리다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훔치고, 지인 명의로 수면제 6600여 정을 구입해 투약한 간호사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치료 필요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 한윤옥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추징금 110만원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보호관찰과 약물중독 치료 강의 80시간 수강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울산의 한 병원에서 내시경을 받은 후 휴식을 취하다 회복실 냉장고에 있던 프로포폴 앰플 20개를 발견하고 우산 안에 몰래 숨겨 나왔다. 해당 병원이 휴무로 문을 닫은 이튿날에는 자동문을 강제로 열어 프로포폴 앰플 10개를 또 훔쳐 나왔다.

A씨는 한 달여 후 심야에 또 다른 병원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가 프로포폴 5병을 들고 나오려다가 보안요원에 적발됐다. A씨는 멈추지 않고 같은 해 12월에는 병원 화장실 창문을 넘어 들어가 프로포폴 10병과 주사기 등을 훔쳐 투약했다.

A씨는 지인들 명의를 무단 도용해 수면제 6000여 정을 타낸 혐의도 받았다.

그는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울산의 한 병원에서 평소 외우고 있던 지인 9명 주민등록번호 등을 제시해 처방전을 받은 후 약국에 제출해 수면제 총 6625정을 구입해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수년 전부터 불면증에 시달려 수면제를 복용해왔는데, 자신 명의로는 더 이상 처방받을 수 없게 되자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불면증으로 향정신성의약품에 의존하게 되면서 범행한 점, 정서 장애를 앓고 있는 점 등을 볼 때 수감 생활보다 치료 필요성이 크다”며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유진 인턴기자 jin02114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