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은 누구에게도 안 밀린다" 임성재-김시우와 대결도 OK, '아마 우승자' 조우영의 자신감 [제주★]

제주=안호근 기자 2023. 4. 2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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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제주=안호근 기자]
조우영이 23일 KPGA 골프존 오픈 IN 제주에서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KPGA
"아직까지는 샷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한국남자프로골프(KPGA)에서 약 10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자가 탄생했다. 국가대표 상비군으로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조우영(22·우리금융그룹)은 자신감이 넘쳤다. 자칫 허황된 말로 들릴 수 있지만 조우영은 결과로 증명해냈다.

조우영은 23일 제주도 제주시 골프존카운티 오라CC 동-서 코스(파72·7195야드)에서 열린 2023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 IN 제주(총상금 7억 원)에서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당당히 커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쟁쟁한 후보들이 있었고 강한 바람과도 싸워야 했지만 조우영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평소 자신을 괴롭혀온 심리적인 문제도 이번 대회에선 나타나지 않았다.

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는 조우영. /사진=KPGA
당초 조우영의 계획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군 면제 혜택을 누린 뒤 당당히 KPGA 무대에 노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계획이 꼬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1년 미뤄진 것. 고민하던 조우영은 결국 1년을 더 기다리기로 했다.

우승 후 만난 조우영은 "작년에 (AG에) 나갔어야 하는데 매경 오픈에선 컷 탈락한 뒤 그(AG 연기) 소식을 들었을 땐 정말 너무도 좌절했다. 작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고민이 많았던 해였다"며 "크게 바라볼 건지 당장을 생각할지 둘 중 선택해야 했는데 많은 분들의 조언을 얻었고 연기됐지만 나 자신을 믿고 기다려보자고 했다. 이렇게 너무도 좋은 상황에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게 돼 좋다"고 말했다.

드라이버샷 비거리 300야드(274m)를 넘기는 장타자 조우영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장유빈(21)과 공동 1위를 차지했고 오는 9월 미국프로골프(PGA)에서 활약하는 김시우(28), 임성재(25·이상 CJ)과 함께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1년이 미뤄진 만큼 더 간절해진 금메달이다. 김시우, 임성재 등과 함께 나설 개인전보다는 단체전에서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지만 조우영은 "개인전에서 아마추어는 힘들겠다고 말하고 나나 (장)유빈이나 프로도 아니고 내세울 것도 많이 없었다"면서도 "(이젠) 개인전도 노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조우영. /사진=KPGA
자신감만큼은 최고다. 그는 "아직까지는 샷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비거리와 아이언샷 정확도는 이번 대회에서도 명확히 증명했다. 드라이버 티샷 평균 캐리(공이 처음 떨어지는 지점까지 거리)는 270m에 달한다. 이날 6번 홀(파5)에서 드라이버로 무려 367야드(335m)를 보냈고 롱아이언을 잡고 257야드(235m)를 날려 알바트로스가 될 뻔한 정교한 샷감을 자랑했다. 결국 이글을 수확하며 일찌감치 우승을 직감하는 장면을 연출해냈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도 확실히 보완점이 나타났다. "그린 주변에선 누구보다도 부족한 것 같다"며 "이번 대회 그렇게 좋은 샷감을 갖고도 어제도 쉬운 곳에서 타수를 잃어버린 게 많았다. 그런 걸 개선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아마추어 신분이기에 우승상금 1억 4000만 원도, 랭킹 포인트도 얻을 수 없다. 그러나 조우영은 "이번 대회에 앞서 아시안게임 전 기량을 많이 끌어올리는 게 목표였는데 이렇게 제 기량 마음껏 펼쳐 우승할 수 있어 너무 기분 좋다"며 향후 계획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 코리안투어에서 잘해낸 뒤 나중엔 미국에 진출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고 전했다.

당장 가장 중요한 목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다만 이번 우승으로 다소 마음 편하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조우영은 "이번 대회에서 시드를 확보한 것 같아 그(아시안게임) 전에 경비를 들이더라도 나갈 수 있는 해외 대회에 참가해 그런 환경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며 "해외 시합이나 또 다른 1부 투어라든지 오늘처럼 쟁쟁한 분들과 대회를 치르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우승 직후 동료들에게 물세례로 축하를 받는 조우영(오른쪽). /사진=KPGA

제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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