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노트, 너희는 이미 누군가의 롤모델이다 [MD칼럼]
[이승록의 나침반]
최의정, 김지현, 문신애, 전지민, 박수민, 박은조. 나는 이 여섯 명이 뭉쳐 '드림노트'란 걸그룹을 이루어 냈다는 것을 안다. 어쩌면 과거에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을 미지의 각지에서, 여섯 명의 아이들이 각자의 인생을 살다가, 아이돌이란 공동의 목표로 만나 혼신의 노력 끝에 일군 성과란 것을 안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드림노트' 여섯 명을 부르는 소리 "보니", "유아이", "라라", "미소", "수민", "은조"가 곧 이들의 기적 같은 만남과 희생과 맞먹는 노력 끝에 주어진 보상이며, 이들의 영광스러운 훈장이란 것도 안다.
그러니 고개를 치켜들고, 마음껏 춤을 추어라.
인터뷰를 준비하며, 드림노트의 데뷔가 2018년이고 올해 6년차라는 것, 그러나 맏언니의 나이가 겨우 만 스물 셋이란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6년차'란 시간이 이 여섯 명의 무언가를 변하게 하였고, 무언가는 변하지 않게 고스란히 남겨두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굿즈가 나왔다면서, 굿즈도 없이 온 여섯 명은 신곡 제목이 '레모네이드(Lemonade)'라며 "요즘 카페에 가면 메뉴에 레모네이드가 있는지부터 찾게 돼요"라고 신이 나서 얘기했다. "이번에 드디어 저희 응원봉도 생겼어요"라는 자랑도 했다. 들뜬 그 목소리가 갓 데뷔한 신인처럼 생기로웠던 까닭에 덩달아 내 마음까지 두근거릴 지경이었다.
다만 '6년차'란 시간이 멤버들의 마음 속 무언가를 변하게 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드림노트가 유튜브채널에 올려둔 28분짜리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였다. 데뷔부터 몇 차례의 공백기를 거쳐 '레모네이드'를 꺼내든 지금에 이르기까지, 멤버들은 그 긴 시간을 돌아보며 덤덤하게 마음 위에 새겨진 흔적들을 고백했다.
"정말 많은 일들과 생각과 감정들이 있었겠지만,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잘했어"라고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던 라라는 "앞으로도 너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도 얘기해주고 싶어 했다.
유아이는 유난히 길었던 공백기 탓에 데뷔 4주년 기념 일일카페를 열어놓고도 "기대감을 많이 내려놨었어요"라고 했다. "어느 정도로 팬 분들이 찾아오실지 감이 안 잡혔기 때문에 오히려 기대하고 있던 마음이 가라앉을까봐, 처음부터 기대를 많이 내려놓고 '그날을 기다리자' 싶었어요."
하지만 유아이의 내려놓은 기대감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그날 수많은 팬들이 드림노트를 만나러 왔다. "감격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드는 것과 동시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어요"라는 유아이는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그날 그렇게 팬 분들을 뵙고 집에 가서 받아온 편지들을 읽는데 울었어요"라고 고백했다.
'사랑'일 것이다.
유아이가 느꼈던 그때의 감정은 틀림없이 '사랑'일 것이다. 1년이 넘도록 길어지는 공백기,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도 없는데, 기나긴 시간을 기다린 팬들의 마음도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페이지'란 이름의 팬들의 마음에 사랑을 적어준 게 바로 드림노트 여섯 명이다.
보니는 "자랑스러운 딸이자 가수가 되고 싶어요"라며 "저희가 보여드릴 수 있는 색깔이 많은 걸 알고 있어요. 정의하지 않은 색깔. 무지개처럼요"라고 했다. 유아이는 "우리 팀에 자부심이 넘쳐요. '이게 우리 멤버들이고, 우리가 드림노트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요"라고 했으며, 라라는 "잘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활동하고 싶어요"라고 바랐다.
미소는 "제가 그랬던 것처럼요, 다른 분들도 저희처럼 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라고 했고, 수민은 "저는 '블루(BLUE)'란 노래가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언니들의 목소리가 화음으로 합쳐져서 벅차오르는 부분이 있거든요. 우리의 감정이 잘 담겨진 것 같아요"라면서 "그동안 조급할 때도 있었지만, 언젠가 '우리의 때가 분명히 올 거야'라고 믿고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막내 은조는 "연습생 때는 데뷔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지만, 데뷔하고 팬 분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저희가 굉장히 큰 힘을 얻었어요. 그렇게 커다란 사랑을 받으니까 꼭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잘하는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어요. 더 간절해졌어요"라고 털어놨다.
최의정, 김지현, 문신애, 전지민, 박수민, 박은조.
드림노트를 사랑하는 '페이지'에겐 이 여섯 명의 존재가 별보다 빛나는 이름일 것이다. 꿈을 물었을 때 누구나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궁극에 "우리가 아이돌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섯 명 중 누구 하나 꿈꾸지 않았고, 누구 하나 노력하지 않았다면 "보니", "유아이", "라라", "미소", "수민", "은조"란 이름은 어쩌면 이 세상에 영원히 불려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니 즐겨라. 꿈을 이뤄낸 여섯 명은 즐겁게 춤추고, 기뻐하며 노래할 자격이 있다. 벅차오르는 목소리로 무지개처럼 색을 빛내며, 춤추고 노래하라. 그럼 어쩌면 한번도 가보지 못했을 미지의 어딘가에서 누군가 드림노트의 춤을 추고, 드림노트의 노래를 하며 '꿈'의 빈칸에 '아이돌'이란 글자를 적고 있을지 모른다.
라라가 말한 것처럼 "완벽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 "잘 이겨내고 여기까지 와줘서" 잘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다. 그러니 고개를 치켜들고, 마음껏 춤을 추어라. 너희는 이미 누군가의 롤모델이다. '페이지'의 빛나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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