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전세사기 피해 정부 대책은?…공공매입 문제없나
【 앵커멘트 】 전세사기 피해와 관련해 좀 더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경제부 박규원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살고 있는 집을 매입 후 임대하기로 했습니다. 정확히 어떻게 한다는 겁니까?
【 기자 】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책은 그동안 여러 번 언급이 됐는데,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경매에 나온 주택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우선 매수권을 주겠다는 겁니다.
피해 주택의 선순위채권을 가진 금융기관들이 이들 집을 경매에 넘겨도, 피해자들이 우선 낙찰받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낙찰받을 여력이 없으면 장기 저리로 돈도 빌려주고, 세금도 감면해 줄 방침입니다.
【 질문 1-1 】 그래도 나는 이 집을 낙찰받기는 싫다는 피해자들은 어떻게 하나요?
【 기자 】 그런 분들을 위해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각 시도 도시주택공사를 통해 피해주택을 사들인 뒤 임대를 주겠다는 겁니다.
퇴거 걱정없이 장기간 저렴하게 임대주택에 살 수 있도록 해 줄 방침입니다.
【 질문 2 】 이대로 잘 시행이 될 수 있을까요?
【 기자 】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경매 낙찰가는 통상 집값의 60~70%에 불과해 우선매수권으로 낙찰받아도 전세 보증금을 온전히 회수하긴 어렵습니다.
게다가 아무리 저리라지만 대출을 받아서 낙찰금을 준비하는 것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실제로 얼마나 우선매수권을 신청할 지 미지수입니다.
집을 낙찰받으면, 청약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에 이 또한 좋은 곳에 내 집 마련을 원하는 2030 젊은 피해자들에게는 선뜻 내키지 않는 부분입니다.
공공매입 후 장기 임대로 사는 것은 주거 안정성 면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결국 전세보증금을 날리는 것이어서 두고두고 분쟁이 될 소지가 높습니다.
【 질문 3】 LH 등이 피해 주택을 전부 매입하는 건 괜찮은가요?
【 기자 】 LH와 각 지역도시주택공사가 올해 확보한 예산 7조 원으로 매입할 수 있는 물량은 3만5천 호 정도입니다.
하지만, 현재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를 넘어 깡통 전세로 전락할 위기가 높은 공용주택은 12만 호가 넘습니다.
아직 전세사기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들 주택까지 염두에 둔다면 수십 조원의 예산이 불가피합니다.
또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사들이는 데만 자금이 투입되면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매입임대 주택에 들어갈 기회가 줄어들게 되죠.
매입임대 제도의 본래 취지를 훼손하는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 질문 4 】 그런데, 당정은 처음에 공공매입을 하지 않겠다고 했었는데, 입장을 바꾼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애초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공매입을 하면 선순위채권자인 금융기관만 좋은 일 시키는 거라며, 전세사기 피해자의 실익이 없다고 딱 잘라 말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방법 외에는 당장 길거리에 나앉게 생긴 피해자들을 구제할 방법이 없다보니 어쩔 수 없이 공공매입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당정은 야당이 주장하는 공공매입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인터뷰 : 박대출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야당이 주장하는 공공매입은 국가가 피해 보증금을 혈세로 직접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이를테면 '보증금 국가 대납법'인 셈입니다."
당정은 이 전세사기 문제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주택정책에서 비롯된 것이고, 현 정부가 이를 해결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주거권 보장'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 질문 5 】 전세사기 피해가 단기간에 해소될 것 같지는 않은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을까요?
【 기자 】 답은 간단합니다.
전세사기 피해가 되는 깡통전세가 나오지 않게 하면 되는 거죠
역전세가 발생하는 전세시장의 구조적 원인을 찾고, 임대인들의 보유세 강화와 전월세 상한제 같은 제도도 다시 한 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특정인이 수십 채의 빌라를 확보하는 경우 자금 흐름을 유심히 살펴보고, 상호금융기관 간 주택 대출 정보 공유를 좀 더 강화해 전세사기꾼들이 여러 곳에서 돈놀이를 하지 못하도록 감독할 필요가 있습니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경제부 박규원 기자였습니다. [pkw712@mbn.co.kr]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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