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송영길 귀국…민주당 진상규명 나서야 할 때

입장 밝히는 송영길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2021년 민주당 '돈봉투 전대' 의혹 정국이 송영길 전 대표의 24일 귀국 일정과 맞물려 새 국면을 맞았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한숨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보는 기류도 있는 모양이다. 이렇다 할 손을 쓰지 못한 채 당내 갑론을박이 분출하는 상황에서 송 전 대표 귀국으로 여론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면 이슈의 흐름이 달라지기는 할 것이다. 돈봉투 정국의 전면에 나서는 역할을 송 전 대표가 맡는 상황과 함께 민주당은 사태 추이를 보아가며 전략적으로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을 예상해 보는 것도 그래서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2일 파리 회견에서 자진 탈당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으로서는 근심 하나가 덤으로 줄어든 것으로 여길 수 있다.

현실은 그 반대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송 전 대표 귀국은 시간문제였고 더 버틸 명분이 없어 귀국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남아 있지 않았다. 그에 더해 그가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얼마나 조리 있는 해명을 내놓을 것인지가 관건인데 현재는 기대감이 커 보이지 않는다. 그는 파리 회견에서 돈 봉부 의혹을 인지했느냐는 질문에 몰랐다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이런 입장이라면 귀국 이후에도 입장이 별반 달라질 것 같지가 않다. 이 얘기는 녹취록이 갖는 증거능력에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것으로, 판단은 자유지만 그 같은 반론 혹은 반박이 얼마나 설득력을 띨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런 상황은 민주당에게도 딜레마로 다가올 수 있다. 송 전 대표가 '결백'이나 '몰랐다'는 식의 태도를 유지하는 마당이면 돈봉투 정국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2년 전 전대에서 금품이 뿌려진 혐의사실이 직·간접 증거와 진술 등을 통해 뒷받침되는 것과는 시각차가 꽤 큰 까닭이다. 특히 주요 금품 공여 인물을 비롯해 당내 수수 의원, 자금 조성책, 최초 마련책 등에 대해 사법처리 단계로 진행되게 되면 송 전 대표만 홀로 남아 무고함을 다투는 양태가 연출된다. 그에 따른 민주당이 감당해야 할 몫의 정치적 매몰비용 역시 가볍지 않을 것이다.

돈봉투 의혹 사건 파장이 확산하는 데도 송 전 대표만 등 떠미는 민주당의 태도는 국민 법감정과 괴리된다.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를 보이려면 자체 진상규명 작업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