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울고 車·배터리 웃고… 1분기 성적표 엇갈린다

올해 1분기 상장사 실적 발표
업종별 희비 엇갈릴 전망

픽사베이 제공.

이번 주 국내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업종별 희비는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가 4조원 안팎 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시장 확대 등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1분기 사업 부문별 실적을 발표하고 콘퍼런스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7일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95.75% 감소한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주저앉은 건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원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한파'를 보내는 SK하이닉스의 경우 26일 1분기 실적 발표와 콘퍼런스콜을 예정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9곳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는 1분기 3조5604억원의 영업 적자를 내며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LG디스플레이도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연간 2조원 적자를 낸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예상 영업 손실 규모는 9515억원 수준이다.

이 외에도 LG이노텍과 삼성전기 등도 IT 제품 수요 부진 여파로 각각 전년동기 대비 68.92% 감소한 1141억원, 67.65% 감소한 132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27일 세부 실적을 공개할 LG전자는 원자재 가격 안정화와 프리미엄 가전 판매 확대 등으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 7일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9% 감소한 1조497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20.7% 웃도는 수준이다.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도 역대급 성적표를 내놓을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오는 25일과 26일 1분기 실적 발표와 콘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최근 1개월 새 보고서를 낸 증권사 12곳의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5.06% 증가한 2조9910억원으로 예상됐다. 매출도 23.99% 증가한 37조5672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기아의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36%, 50.4% 증가한 23조7461억원과 2조4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배터리 업계도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63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4.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세부 실적을 공개한다.

2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SDI도 전년 동기 대비 18.27% 증가한 381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