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지원” “사회 분위기 조성”···청년이 체감하는 저출생 정책 들어보니

민서영 기자 2023. 4. 2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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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 별관에서 열린 ‘청출어람단’토론회에서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청년 200명이 참석하는 ‘저출생 정책 제안’ 토론회가 22~23일 이틀 동안 열렸다. 토론회에 참석한 청년들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주거 지원’을 꼽았다. 육아휴직 등 이미 있는 제도를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와 보건복지부가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연 ‘청출어람단(청년이 만드는 더 나은 저출산 정책 제안단)’의 토론회에는 ‘우리 세대(2030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저출산 정책’을 주제로 청년 200인이 모였다. 앞서 저고위와 복지부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저출산·고령사회 정책과제 및 추진방향’의 후속조치로 이달 초 2030 청년 200인으로 구성된 청출어람단을 구성했다.

토론회 첫날인 22일 오전 개회식을 시작으로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홍석철 제8기 저고위 상임위원(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등 세 명의 전문가 강의가 이어졌다. 세 전문가는 각각 20분씩 ‘저출산 현황 및 원인진단’,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과 윤석열 정부 저출산 정책 방향’, ‘인구구조 변화 대응 필요성’에 대해 발제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어 10명씩 20개 조로 나눠진 청출어람단은 ‘높은 주거비용 등 결혼·출산을 어렵게 하는 사회 구조적 요인 해소’, ‘건강한 임신·출산·양육을 위한 비용지원과 돌봄 제공’, ‘일과 육아 병행이 가능한 제도 및 가족 친화적 사회문화 조성’ 등 세 가지 주제에 대한 분임 토의에 참여했다.

둘째 날인 23일 오전엔 세 개 주제별로 보완이나 신규 도입이 필요한 정책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청출어람단의 네 번째 분임 토의가 열렸다. 이후 조별로 정책제안서를 작성하는 시간도 가졌다. 오후에는 네 번의 분임 토의 결과를 200명 전체가 공유하고 추가 논의를 위한 전체 토의가 진행됐다. 전체 토의 진행은 박재민, 홍주연 KBS 아나운서가 맡았다.

22일 KBS 스튜디오 별관에서 열린 ‘청출어람단’의 ‘우리 세대에게 가장 필요한 저출산 정책’ 토론회에 참석한 이기일 복지부1차관(맨 왼쪽)과 김영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위원장(맨 오른쪽)이 청년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이틀간 토론회에 참석한 청출어람단 황유나씨(28)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다양한 환경의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다 보니까 ‘아, 이런 점도 필요할 수 있겠구나, 내가 필요했다고 생각했던 정책엔 이런 쪽으로 더 계산해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의 전환이 많이 됐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씨는 “토론회를 보면서 (저출생) 정책들은 많이 개선돼가고 있는데 ‘이 정책을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면 사회적 분위기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예를 들어 육아휴직이나 단축 근무 같은 경우엔 주변에서도 그 제도들을 사용하려고 했다가 결국 반강제 퇴직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많이 봤기 때문에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변화하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청년들이 가장 큰 공감대를 모았던 저출생 대책은 ‘주거 지원’이었다. 황씨는 “특히 신혼부부 주거 지원의 경우엔 연 소득 6000만원 이상인 경우엔 거의 혜택이 없는데, 지금 실질적인 임금이 물가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고려하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설문조사 결과로도 주거가 마련돼야 결혼해서 육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들이 가장 많았다”고 전했다.

청출어람단 토론회는 다음 달 5일 KBS 1TV에서 방송된다. 토론 결과는 ‘청년제안’이라는 이름으로 저고위와 복지부에 제출된다.

김영미 저고위 부위원장은 토론회 첫날 환영사에서 “이번 토론회는 국민소통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청년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안정된 미래를 꿈꾸고 설계할 수 있도록, 아이와 함께하는 기쁨과 행복을 느끼며 가족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책 수단과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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