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역할 못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의사들 0.3%만 투약 이력 조회 [심층기획-10대 마약사범 급증]

이정한 2023. 4. 2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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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최근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과 졸피뎀 등을 의료 외 목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정부는 마약류를 처방한 의료 기관과 투약 환자 정보 등이 담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을 2018년부터 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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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거진 오남용 방지체계 문제
연간 1억건 처방 정보 분석해 사후 적발
식약처 대응 인력 태부족… 불시 점검만
정부 “졸피뎀 등 처방내역 조회 의무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최근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과 졸피뎀 등을 의료 외 목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정부는 마약류를 처방한 의료 기관과 투약 환자 정보 등이 담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을 2018년부터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감시·관리 인력이 충분치 않고, 투약 이력을 조회하는 의사가 거의 없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앞서 NIMS에 보고된 자료를 분석해 유아인을 비롯해 마약류 오·남용 환자와 의사 51명을 수사 의뢰했다. NIMS에는 6억건이 넘는 마약류 처방 관련 정보가 쌓여있다. 1년에 1억건가량 정보가 들어온다. 자주 분석할수록 마약류 오·남용 환자와 의사를 빠르게 잡아낼 수 있지만, 제한된 인력 탓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식약처는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까지 데이터베이스(DB) 분석과 현장 점검, 전문가 협의체 자문 등을 거친다. 정보를 분석하고, 과다 처방이 의심되는 의료 기관을 찾아 처방이 적절했는지 등을 조사해야 하는데, 마약관리과나 마약유통재활지원 태스크포스(TF) 인원은 각각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식약처가 정기 조사가 아닌 그때그때 가용 인력을 파악해 분석·점검에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사후 조사 전 의료 현장에서 마약류 상습 처방 환자를 걸러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최근 1년간 환자의 마약류 투약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의료쇼핑방지정보망’이 2020년부터 운영되고 있지만 조회 의무가 없다 보니 유명무실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10만5639명의 의사가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했고, 정보망을 조회한 의사는 338명(0.32%)에 불과했다.
지난 3월 27일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이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는 최근 마약류 종합 대책을 발표하면서 펜타닐 패치와 식욕억제제, 프로포폴, 졸피뎀 등 오·남용 우려가 높은 마약류부터 단계적으로 처방 내역 조회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계는 의료 현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 불가능하다고 반대하고 있다.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처럼 NIMS도 의사가 처방 전에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두 시스템 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건강보험 급여로 처방되는 정보를 취급하는 DUR의 경우 약을 처방할 때 자동으로 확인이 된다. 조성남 국립법무병원장은 “NIMS의 경우 의사가 따로 정보망에 들어가 확인하는 구조여서 현장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며 “DUR처럼 진료 환경에서 바로 확인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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