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조우영의 반란 10년만에 '아마추어 챔프'
꿈에 그리던 1부투어 우승
'초대 챔피언' 영예도 얻어
다음 목표는 9월 亞게임 金
준우승 김동민은 '프로 1위'
우승상금 1억4000만원 받아
"수천 명의 팬들 앞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하는 건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올해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1부 투어 우승을 꼭 하고 싶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골프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조우영은 올해를 시작하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그저 막연하게 세운 목표가 아니다. 두 가지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에 지난겨울 굵은 땀방울을 흘렸고 흐트러진 스윙을 바로잡기 위해 차근차근 하나씩 풀어나갔다.
노력의 결과는 달콤했다. 조우영은 올해 세운 두 가지 목표 중 하나를 이뤄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승. 조우영은 "챔피언 퍼팅을 앞둔 상황은 너무 꿈꿨던 순간이고, 누구나 상상했을 순간이다. 그 기회가 나에게 왔고 분위기나 모든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며 돌부처 같던 굳은 표정 대신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23일 제주도 제주시 골프존카운티 오라CC(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오픈 in 제주 최종일 4라운드.
공동 선두 그룹에 1타 뒤진 3위로 출발한 조우영은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리더니 4번홀(파5) 버디에 이어 6번홀(파5)에서는 가볍게 2온을 한 뒤 이글에 성공했다. 강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후반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타를 더 줄인 조우영은 합계 8언더파 280타로 김동민을 4타 차로 따돌리고 완벽한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초대 챔피언'이자 아마추어 신분으로 KPGA 정규투어 우승. 2013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한 이창우 이후 무려 10년 만의 사건이다. 특히 조우영은 지난 3월 말 KPGA 2부 투어인 스릭슨투어 2차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1부 투어에서까지 우승하며 '탈아마추어급'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경험 많은 선배 프로골퍼들도 불규칙한 제주 강풍에 고전한 가운데 조우영은 '돌부처 표정'을 이어가며 누구보다 노련하게 코스를 공략했다. 조우영은 골프존 오픈을 앞두고 "바람이 많이 부는 코스에서는 상황에 맞춰 치는 게 중요하다. 기계적으로 치면 오히려 더 좋지 않다"며 "스윙과 생각을 모두 유연하게 하면서 나만의 느낌으로 만들어 쳐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기뻐할 겨를은 없다. 조우영의 머릿속에는 가장 큰 목표가 있다.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 골프 금메달이다. 아마추어 조우영과 장유빈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인 임성재, 김시우와 함께 팀을 꾸려 출전한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시즌인데 이렇게 KPGA 투어에서 경쟁력 있는 프로 선배들과 경쟁해 우승해서 기쁘다. 9월 아시안게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조우영은 "올해 두 가지 목표를 다 이루고 겨울을 마음 편하게 보내고 싶다. 특히 지난해에는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며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우승 트로피를 받았지만 아쉽게도 조우영은 상금을 받지 못한다. 아마추어 신분이기 때문이다. 대신 1억4000만원은 2위를 차지한 김동민에게 돌아갔다. 김동민은 이날 우승은 놓쳤지만 투어 데뷔 이후 개인 최고 성적에 이어 두둑한 상금까지 받아 기쁨이 배가됐다.
조우영과 함께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듀오' 장유빈은 합계 2언더파 286타로 박은신, 최승빈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라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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