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엎친데 덮쳤네…수천억원 날리게 생겼다는데
4천억원 배상금 평결
업계 불황에 악재 겹쳐
23일 로이터통신과 전자업계에 따르면 텍사스주 동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21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넷리스트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메모리 특허 침해 소송에서 넷리스트 손을 들어줬다. 삼성전자가 넷리스트에 배상해야 할 금액은 3억300만달러(약 4036억원)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 고성능 컴퓨터에 사용되는 메모리 모듈이 넷리스트가 보유한 5건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미국 법원은 이러한 배심원단 평결에 기초해 판결을 내린다. 최종 선고까지는 약 5~6개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측은 “평결 내용을 면밀하게 살펴본 뒤 법원에 적극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넷리스트는 2021년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 사용되는 삼성전자 메모리 제품 등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배상금 4억400만달러(약 5381억원)를 달라고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넷리스트 특허가 무효이고, 자사 기술이 넷리스트 기술과 다르게 작동한다고 맞서왔다. 넷리스트는 LG반도체 출신인 홍준기 대표가 2000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설립한 회사다.
이같은 와중에 메모리 수요마저 감소해 삼성전자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1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 적자를 낸 삼성전자가 2분기에는 전체 사업에서도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적자를 예상한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전자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하이투자증권이 1조2860억원, SK증권 6000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 4000억원, 삼성증권 2790억원 등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2분기에 적자를 내면 2008년 4분기 이후 15년만에 분기 적자다. 당시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94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95.75% 급감한 6000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사업부별 구체적인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DS부문에서만 4조5000억원 규모의 적자가 났을 것으로 추산한다. DS부문의 대규모 적자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S23 출시 효과로 모바일경험(MX) 부문 실적이 선방하면서 전체 적자는 면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반도체 불황의 늪이 예상보다 깊어 DS부문이 2분기에도 1분기 수준 적자를 이어가고, 1분기에 선방했던 다른 사업들 실적이 둔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은 대규모 반도체 적자를 스마트폰이 대부분 상쇄하는 가운데 디스플레이와 가전, 전장에서 소규모 이익을 낸 결과”라며 “신규 스마트폰 효과가 감소하는 2분기에는 적자 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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