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보증금만 90조… 전국이 '전세 포비아' [뛰는 전세사기, 기는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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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빌라(다세대·연립) 전세보증금 규모가 9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본지가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전국 주택유형별 전세보증금 추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빌라의 전세보증금 총규모가 약 9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국의 빌라와 다가구 전세보증금만 355조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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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구·단독 합치면 300조 규모
집값 하락 맞물려 사기공포 확산
23일 본지가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전국 주택유형별 전세보증금 추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빌라의 전세보증금 총규모가 약 9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의 보증금 규모는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전월세 실거래가 기준으로 전세보증금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조사됐다.
빌라 전세보증금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크게 늘었다. 2019년에는 78조5000억원에서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된 2020년에는 82조7000억원으로 1년 만에 5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후 전셋값이 폭등한 2021년에는 89조3000억원으로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88조4000억원으로 90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경연 관계자는 "2년 단위의 전세계약을 감안하면 당장 2021년 체결된 약 90조원의 보증금 만기가 올해 돌아온다"며 "또 내년에는 2022년 체결된 88조원의 만기도 앞두고 있다"고 우려했다.
빌라값 하락세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 빌라 평균 매매가는 1억9969만원으로 1억원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7월(2억688만원) 최고가를 찍은 후 내리막길이다.
'깡통전세' 우려지역도 늘고 있다. 부동산원의 '임대차 사이렌' 기준으로 올해 1·4분기 전국 시군구에서 연립·다세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를 넘는 곳은 총 25곳이다.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대전시 대덕구로 131.8%에 달한다. 수도권에서도 평택시가 100.4%로 전셋값이 집값을 뛰어넘는 등 전세사고 고위험 지역이 늘고 있다.
갭투자가 이어졌던 다가구·단독도 대규모 전세사고 리스크가 잠재된 시한폭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않다.
한경원에 따르면 다가구(단독 포함) 보증금은 2021년 234조원에서 2022년 267조원으로 1년 새 30조원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전국의 빌라와 다가구 전세보증금만 355조원이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 특임교수는 "정부의 대책은 이자 없이 전세대출금 줄 테니 전세를 또 들어가라는 것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면서 "현 상황을 감안하면 여기저기서 제2의, 제3의 동탄 전세사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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