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빅뱅] KT `초거대 AI` 출격… 글로벌 집중공략
자율주행 인프라 구축도 앞장서
KT가 초거대 AI 상용화, AI 인프라 혁신, AI 인재 양성을 3대 축으로 AI 경쟁 전선에 뛰어들었다. 통신뿐 아니라 미디어·콘텐츠, 모빌리티, 반도체, 기업·공공 DX 시장을 포괄하는 서비스를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뚫는 게 목표다. 올 상반기 중 상용화할 예정인 초거대 AI가 핵심이다. AI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AI 인프라 혁신도 병행해 한국형 AI 반도체 풀스택을 완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챗GPT 등 신기술이 부상하면서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 활용이 늘고 있다. 하지만 AI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는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저장장치)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KT가 AI 반도체 자립에 도전한 이유다. KT는 리벨리온, 모레, KT클라우드 등과 동맹을 맺고 한국형 AI반도체 풀스택을 개발하고 있다. AI 풀스택은 AI 인프라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기술을 통합해 패키지로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연내에 이전보다 효율이 3~10배 우수한 한국형 AI 반도체 풀스택을 완성하고 KT의 초거대 AI '믿음'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처럼 스스로 사고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다. KT는 향후 2000억 파라미터(매개변수) 이상의 모델까지 작동할 수 있게 인프라 규모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AI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리벨리온에 300억원 투자하고 AI 인프라 솔루션 회사 모레에도 투자했다. AI 원팀을 통해 카이스트, 한양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과 최신 AI 알고리즘을 연구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에도 나선다. 리벨리온의 AI 반도체는 모레의 인프라 솔루션과 결합해 KT 데이터센터에 탑재된다. 세 회사는 협업의 성과물인 AI 풀스택을 가지고 데이터센터를 보유한 동남아지역 통신사업자 등 해외판로를 개척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30년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AI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3%에 이를 전망이다.
KT는 자율협력주행 시대를 앞두고 자동차 주변 인프라를 지능화하는 ITS(지능형교통시스템), C-ITS(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 사업도 펼치고 있다. ITS는 도로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교통정보를 수집·분석·제공해 교통흐름과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C-ITS는 V2X(차량사물통신)를 통해 차량과 인프라가 양방향 통신을 함으로써 교통안전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고 사고를 예방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다. KT는 지난 2018년 제주도를 시작으로 지난해 울산 C-ITS 실증사업을 완료했다. 부천, 광양, 성남, 대전, 안양, 경기, 수원 등 7개 ITS 사업을 수주하는 쾌거도 올렸다.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도로 위 교통상황을 파악하는 솔루션인 'KT 로드센스'와, 실제 도로와 교통상황을 가상화하고 학습해 최적화된 신호주기를 AI 딥러닝으로 분석하는 'KT 로드트윈' 등 솔루션도 상용화했다.
엔터테인먼트와 정보를 결합한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겨냥해 자사 AI 서비스 '기가지니'를 차량에 결합하는 시도도 하고 있다. KT 인포테인먼트 서비스가 탑재된 차량을 운전하면 내비게이션, 뮤직, 기가지니의 음성인식, 팟캐스트, 라디오, 게임, 종교 콘텐츠와 위키피디아, 영단어 번역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포드·링컨 차량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적용 차량과 서비스는 계속 늘어날 예정이다. 차량에 적용된 기가지니에는 KT 융합기술원에서 개발한 자체 솔루션인 AISE(AI Speech Enhancement)가 적용됐다. 이 솔루션은 차량 환경 최적화를 통해 음성인식률을 97.5%까지 높인 게 특징이다. 소프트웨어 전문 계열사 알티미디어가 참여해 성능을 높인 'KT IVI(차량내 인포테인먼트) 플랫폼'도 개발했다. 향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UAM(도심항공교통)을 위한 결합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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