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현대차 찾은 외국인 "저기서 왜 캠핑 하나요" 글로벌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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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넘는 불법 시위에 기업들이 곤욕을 치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기업들과 직접 관계가 없는 문제를 내걸거나, 손을 내밀어도 뿌리치는 막무가내 시위에 해결 방안 또한 마땅치 않다.
작년 7월 서초구청이 불법 설치된 A씨의 텐트를 철거하자 A씨는 서초구청 1층 로비를 무단 점거 등의 시위를 벌이며 업무를 방해했으며, 행정기관 제재에도 다시 길 위에 천막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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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양재 사옥 인근 농성
"원직 복직" 10년 넘게 요구
광화문 인근 위치한 KT사옥
대한민국 한복판서 소음 집회
하이트진로도 트럭시위 진땀
"해외 고객사 임원이 본사를 방문했다. 차량 창문 넘어 보이는 정문앞 노상 불법 천막을 보고 '길가에 왜 천막이 세워져 있느냐. 꼭 캠핑하는 것 같다'고 말해 상황을 설명하느라 진땀을 뺀 적이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한 관계자)
도를 넘는 불법 시위에 기업들이 곤욕을 치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기업들과 직접 관계가 없는 문제를 내걸거나, 손을 내밀어도 뿌리치는 막무가내 시위에 해결 방안 또한 마땅치 않다. 행정당국이나 경찰은 양자간에 해결할 문제라며 손을 놓은지 오래다.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앞에서 10년 넘게 시위 중인 A씨는 자신이 고용됐던 판매 대리점으로부터 판매용역 계약이 해지되자 기아에 '원직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판매 대리점은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까닭에 기아가 직접 고용 관계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는 아예 인도에 천막을 설치하고, 시위를 벌이면서 거주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작년 7월 서초구청이 불법 설치된 A씨의 텐트를 철거하자 A씨는 서초구청 1층 로비를 무단 점거 등의 시위를 벌이며 업무를 방해했으며, 행정기관 제재에도 다시 길 위에 천막을 설치했다.
서울 서초구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는 부당영업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생수업체 대표 B씨가 1.5톤 포터 트럭을 주차하고 숙식을 해결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B씨는 하이트진로가 제기한 형사소송에서 명예훼손으로 유죄가 인정됐다. B씨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선 일부 승소 판결이 이뤄져 하이트진로 측이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B씨는 이를 거부하고 시위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는 작년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매일 같이 장송곡이 흘러 나왔다.
'삼성전자서비스 해고자 복직 투쟁위원회(해복투)'가 주도하는 시위로, 인근 상점은 물론 어린이집 아이들이 따라부른다는 민원이 지역 온라인 카페에도 올라왔다. 삼성 서초사옥 인근에는 서초삼성어린이집을 포함해 10개의 어린이집과 초등학교·중학교가 위치해 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은 교육시설인 초·중·고등학교 주변의 집회에 대해선 학습권 침해 우려가 있으면 집회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은 교육시설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허점이 있다.
게다가 시위·집회가 대부분 대기업 본사가 위치한 서울 요충지나 관광 명소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마저 실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이 자리잡은 강남역 사거리는 대표 상권이자 관광명소로 꼽히고, KT 사옥 바로 앞은 광화문 광장이다. 현대차그룹 사옥 인근에는 서울을 대표하는 꽃시장과 대형마트가 위치해 있다.
재계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불법 집회 등에 대해선 강력한 공권력 집행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불법 도크 점거, 화물연대 불법 파업 사태 등에서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보다는 노동 측과 어정쩡한 타협을 통해 문제를 일시 봉합해왔다. 재계는 법과 원칙에 따른 단호한 공권력 행사만이 불법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런가운데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대구시내 무분별한 현수막 공해를 막기 위해 지난주부터 시내 불법 현수막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일반 시위 용품뿐 아니라 정치인·정당들이 내건 현수막도 교통방해가 되거나 어린이 스쿨존 등에 설치된 것은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시위가 끝난 현수막, 사실상 집회도 아닌 1인 시위 등의 시위용품을 제때 수거하지 않으면 가차없이 철거하고 처분하겠다"며 "깨끗한 도시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자발적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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