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서 돌아와 또 살인"... '범죄자 용병' 귀환에 벌벌 떠는 러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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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공에 '용병'으로 동원됐던 러시아의 범죄자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지역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에서 복무하는 대가로 사면을 받은 이들이 전투 임무 종료 후 민간인이 되어 또다시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잇따르는 탓이다.
지난달 말 러시아 키로프주(州) 소도시 노비부레츠에서 율리아 부이스키치(85)를 도끼로 살해한 이반 로소마킨(28)도 죄수 출신 바그너 용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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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병든 개'를 사회에 풀어준 꼴" 비판
러, 병력 부족에 "남자가 돼라" 징집만 강화
우크라이나 침공에 '용병'으로 동원됐던 러시아의 범죄자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지역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다.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에서 복무하는 대가로 사면을 받은 이들이 전투 임무 종료 후 민간인이 되어 또다시 살인 등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잇따르는 탓이다. 이번 전쟁이 언제 끝날지 점칠 수조차 없지만, 벌써부터 그 후유증이 러시아 사회에 표면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러시아 정부는 이런 부작용엔 아랑곳없이 병력 부족 해소를 위해 입대를 독려하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6개월 복무 후 사면된 흉악범들, 재범 잇따라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친러 성향의 분리주의자들이 장악한 남오세티야 츠힌빌리에서 38세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게오르기 시우카예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던 바그너 용병 출신으로 드러났다. 이미 다른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그가 원래 있어야 할 곳은 교도소다. 그러나 '6개월 복무 후 사면'이라는 조건을 내걸고 수감자를 대상으로 징집에 나섰던 바그너 덕분에 자유를 얻게 된 것이다.
지난달 말 러시아 키로프주(州) 소도시 노비부레츠에서 율리아 부이스키치(85)를 도끼로 살해한 이반 로소마킨(28)도 죄수 출신 바그너 용병이었다. 2020년 살인죄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던 그는 바그너 용병으로 전쟁에 나섰다가 계약 만료와 함께 고향으로 귀환했다. 희생자의 친척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바그너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부이스키치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며 "그들이 '병든 개'를 사회에 풀어줬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바그너와 계약을 맺고 전장으로 향했다가 사회에 방생된 범죄자는 5,0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사회로 돌아온 흉악범들이 또 다른 범죄를 자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날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들이 죄인은커녕, 오히려 '영웅'이 되어 귀환한다는 점이다. 최대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싸운 바그너 용병 출신 전과자 알렉세이 사비체프(49)는 "고향으로 돌아온 나를 경찰이 영웅처럼 대했다"며 "늦은 밤 소란을 일으켜 경찰에 몇 차례 구금됐지만 매번 풀려났다"고 가디언 일요판 옵서버에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올해 초 바그너 용병을 공개 비판하거나 부정적 의견을 내는 것조차 범죄행위로 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남자가 돼라" 거리 뒤덮은 모병 포스터
그런데도 러시아 정부는 모병에만 혈안이 돼 있다. 최근 군 소집 통지서 온라인 발송이 가능하도록 병역법을 개정한 데 이어, 대대적인 입대 독려 캠페인도 시작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최근 공개된 모병 동영상에는 슈퍼마켓 경비원, 피트니스 강사, 택시운전사가 군 입대 후 성취감을 느끼는 모습이 담겼다. "남자가 되어라"라는 메시지와 함께 러시아 평균 월급의 4배인 20만4,000루블(약 334만 원)을 약속하는 내용이다.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는 최근 러시아의 대표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브콘탁테에서 군대 광고가 7배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모스크바의 한 시민은 SNS에 "모병 포스터를 보지 않고는 2분도 걸을 수 없을 만큼 거리를 완전히 뒤덮었다"고 했다. 최근 유출된 미국 국방부 기밀 문건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최대 4만3,000명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잃었다. 총 사상자 수는 18만9,500~22만3,000명으로 추산된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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