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본능 깨어난 ‘소년 장사’ SSG 최정…스리런 폭발 팀 승리 견인
역시 최정(36·SSG)이었다. ‘소년 장사’의 해결사 본능 앞에 나이를 가리키는 숫자는 무의미했다.
최정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 3번 지명 타자로 나서 스리런 홈런을 포함한 맹타로 4타점을 쓸어 담았다.
그는 이날 안타 2개(1홈런)와 고의 사구를 포함한 볼넷 3개로 전 타석 출루라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시즌 초반 최정의 타격감은 그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정의 시즌 타율은 0.239에 불과했고, 홈런 개수도 1개에 그쳤다.
‘거포 3루수’라는 명성을 지난 십수 년째 유지하는 최정의 진가가 이날 경기에서 마침내 나왔다.
1회말 첫 타석을 볼넷으로 걸어 나간 최정은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기회를 잡았다. 김강민과 최지훈이 연속 안타로 출루한 1사 1·3루. 최정은 키움 선발 이승호의 세 번째 직구(141㎞)를 때려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2호.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8시즌 연속 20개 이상 홈런 기록을 넘보는 최정의 홈런포는 이로써 21일 만에 재가동됐다. 그는 지난 2일 KIA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때린 뒤 한동안 잠잠했다.
최정의 방망이는 이후에도 식을 줄 몰랐다. 4회초 키움이 2득점에 성공해 달아나는 점수가 필요한 상황. 또 한 번 최정에게 기회가 왔다. 최정은 2사 1·2루 바뀐 투수 김태훈의 시속 147㎞ 투심을 침착하게 노려 쳐 유격수 옆을 빠져나가는 안타를 만들었다. 이 틈에 2루에 있던 조형우가 홈까지 쇄도하며 득점을 올렸다.
물오른 타격감을 뽐낸 최정 앞에 키움은 꼬리를 내렸다. 8회말 6-6 동점 때 최정이 1사 2루 기회에 타석에 서자 키움 배터리는 최정을 고의 사구로 내보냈다. 최정은 후속 타자 오태곤의 안타 때 홈으로 들어오며 팀에 달아나는 득점을 안겼다.
팀 승리 뒤에 만난 최정은 “만족할 만한 스윙으로 홈런까지 쳐서 기분이 좋다”면서 “올 시즌 가장 마음에 드는 스윙을 한 날”이라고 기쁨을 만끽했다.
최정은 시즌 초반 침체한 자신의 타격감에 대해 “타이밍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고, 체중 이동이나 스윙 궤도 등을 수정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21일 만에 시즌 2호 홈런을 때린 소감에 대해 “타격감이 좋은 상태에서 홈런이 나오지 않았다면 ‘왜 이럴까’라는 생각을 했을 텐데, 전체적으로 감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홈런까지 생각하진 않았다”며 “안타를 하나씩 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다 보면 홈런도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SSG는 최정의 4타점 활약에 힘입어 키움을 9-6으로 제압하며 시리즈 싹쓸이와 함께 4연승을 달렸다.
인천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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