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이력 보고 “지금 죽어”…상근예비역에 폭언 쏟아낸 군무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상근예비역 병장의 기록을 보고 폭언을 쏟아낸 군무원에 대한 징계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4행정부(재판장 공현진)는 군무원 A씨가 제51보병사단을 상대로 낸 ‘정직 3월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고 징계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2020년 7월 상근예비역 병장 B씨가 늦잠을 자다 지각하자 통화내역을 확인한다면서 휴대전화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에 있던 음성 녹음파일을 청취했다. 해당 파일은 지각일자와는 관련이 없었다.

B씨와 다른 병사 C씨의 복무적응도검사 결과표 중 정신건강 상태 등에 문제가 있다는 항목을 본 뒤에는 “너 일부러 체크한 거지?”, “검사 다시 받자”라는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실제 이들은 다음 날 재검사를 받았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입력해야 했다.

A씨는 이보다 앞서 또 다른 상근예비역 병장 D씨에게 폭언과 욕설을 하기도 했다. D씨의 기록부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이력이 2회 기록된 항목을 보면서 “왜 안 뒤졌어?”라고 말했다.

D씨가 ‘무섭고 두려웠다’라고 말하자 “나가 뒤지지 그랬어? 지금 죽어버리지 그냥”이라거나 “이 XX 이거 머리 쓰네?”라는 막말을 쏟아냈다.

제51보병사단은 징계위원회를 거쳐 A씨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법원도 징계 처분이 적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일시, 장소, 사건 발생 경위, A씨의 발언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며 “그 진술에 경험칙에 비춰 모순되거나 비합리적인 부분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자들의 진술이 일관되고 A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 등이 A씨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할 동기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은 2심으로 넘어갔다. A씨는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