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하늘 수놓은 고영표 vs 최원준…리그 대표 사이드암 대전 [잠실 리포트]

강산 기자 2023. 4. 2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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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KT 위즈-두산 베어스전은 KBO리그 대표 사이드암 투수인 고영표(32·KT)와 최원준(29·두산)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프로 무대에서 투수코치와 감독으로 둘을 지도했던 스승이자, 사이드암 선발투수의 원조 격인 이강철 KT 감독도 이 대결에 관심을 보이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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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왼쪽), 두산 최원준. 스포츠동아DB
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KT 위즈-두산 베어스전은 KBO리그 대표 사이드암 투수인 고영표(32·KT)와 최원준(29·두산)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동국대 3년 선후배 사이인 둘은 나란히 2021년 열린 2020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 승선했고, 고영표는 3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호주전에 선발등판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프로 무대에서 투수코치와 감독으로 둘을 지도했던 스승이자, 사이드암 선발투수의 원조 격인 이강철 KT 감독도 이 대결에 관심을 보이며 미소지었다.

고영표는 최고구속이 140㎞ 안팎에 불과하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확실한 무기를 지녔다. 마치 포크볼처럼 예리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고영표의 전매특허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효과적인 승부가 가능하다. 이날도 투심패스트볼(투심·42개)과 체인지업(43개)을 중심으로 슬라이더(9개), 커브(1개)를 섞어 95구를 던지며 7이닝 7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스트라이크 비율도 70.5%(67구)에 달했다.

최원준도 포심패스트볼(포심) 최고구속은 140㎞대 초반으로 그리 빠른 편이 아니다. 그러나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포심을 뒷받침할 변화구의 완성도를 갖췄고, 제구력도 뛰어나다. 이날도 98구 중 스트라이크 비율이 63%(52구)이었다. 빠른 템포로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투구가 돋보였다. 포심(43개)과 슬라이더(24개), 커브(17개), 체인지업(8개)을 섞어 던지며 6이닝을 6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봉쇄했다.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난 까닭에 둘 다 마냥 웃을 순 없었다. 그러나 이들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팬들은 빠른 템포의 공격적인 투구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최근 프로야구를 수놓고 있는 ‘파이어볼러’는 아니지만, 손끝의 감각과 기교를 앞세워 상대 타자를 요리한 이들의 피칭은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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