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너진 창원의 수호신...'6이닝 노히터' 난세 영웅 드라마가 비극이 됐다 [오!쎈 창원]
[OSEN=창원, 조형래 기자] 누가 이 선수를 대체 선발이라고 하면 믿을까. 대체 선발이 아닌 확실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하는 완벽투를 선보였다. NC 다이노스 이용준(21)이 팀 승리를 이끄는 노히터 완벽투를 선보였다. 그러나 NC는 이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수호신이 또 무너졌다.
이용준은 2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9구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노히터 완벽투를 펼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4연패 상황에서 팀의 마운드를 지탱했다. 그러나 정작 결과는 3-5 역전패였다. NC는 5연패 수렁에 빠졌다.
난세 영웅의 등장이었다. 테일러 와이드너의 부상 이탈로 대체 선발 자리에 들어선 3년차 이용준은 이날 특유의 까다로운 투구폼의 이점을 완벽하게 활용했다. 이날 경기를 해설한 이순철 해설위원은 “롯데 타자들이 전혀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이용준의 까다로운 투구폼을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전히 뺏었다. “스스로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경기 중반까지 마운드를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이 해설위원의 분석은 제대로 적중했다. 그만큼 이용준의 투구는 눈부셨다.
1회 시작은 불안했다. 선두타자 안권수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2루 도루를 포수 안중열이 저지 하면서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이후 황성빈을 유격수 땅볼, 안치홍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1회를 마쳤다.
2회에도 선두타자 잭 렉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노진혁 유강남을 연속 삼진, 한동희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3회부터는 이용준의 시간이었다. 박승욱을 삼진, 김민석을 1루수 땅볼, 안권수를 삼진으로 처리했고 4회 황성빈을 2루수 땅볼, 안치홍을 유격수 땅볼, 렉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5호회에도 노진혁을 우익수 뜬공, 유강남을 3루수 땅볼, 한동희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6회에도 박승욱을 좌익수 뜬공, 김민석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14타자 연속 범타. 2사 후 안권수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지만 황성빈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노히터 피칭 중이었지만 6회가 이용준은 마지막이었다. 이미 3-0으로 앞서고 있던 상황, 그리고 필승조들도 어느 정도 대기하고 있었다. 주 2회 등판을 하는 이용준을 더 이상 무리시키지 않았다.
팀의 승리를 이끌기에는 충분했다. 이용준이 약 2시간 가량 창원 NC파크를 지배했다. 이후 김진호와 임정호가 7,8회를 무사히 틀어막았다. 2회 도태훈의 솔로포, 3회 박건우의 적시 2루타, 6회 김성욱의 솔로포 등으로 3-0의 리드가 그대로 이어지는 듯 했다.
이제는 마무리 이용찬의 시간. 지난 21일 경기에서 2-1로 앞선 9회 세이브를 위해 올라왔지만 동점을 허용한 바 있다.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던 이용찬이었지만 처음으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이날 등판은 설욕전과 만회의 등판이었다.
그런데 이용찬은 다시 한 번 무너졌다. 황성빈 안치홍에 연속 내야안타 렉스에 우전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노진혁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분위기가 묘해졌다. 그리고 대타 전준우에게 3루 강습 타구를 맞았다. 3루수 도태훈이 이를 막아내려고 했지만 굴절되어서 멀리 튀었다. 이후 유격수 김주원이 후속 동작에 나섰다. 하지만 김주원은 1루에 악송구를 범하면서 3루 주자는 물론 2루 주자까지 불러들였다. 3-3 동점이 됐다. 다시 한 번 블론세이브였다.
결국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롯데 쪽으로 흘러갔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이용찬은 2년차 신예 윤동희와 승부를 과감하게 펼치지 못했다. 2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도 제대로 승부하지 못하면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그리고 황성빈에게 쇄기 적시타까지 내줬다. 이용찬의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와 패전이 기록됐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5.79로 폭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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