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혁신 의료기기, 규제에 '발목' [미리보는 서울포럼 2023]

이재명 기자 2023. 4. 2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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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원격의료), 인공지능(AI) 진단, 디지털 치료제 등 첨단 바이오 시장의 급속한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사인 쓰리제이가 국내 사업자 중에서 처음으로 사업 중단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다음 달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낮아지면 한시적인 비대면 진료 허용이 중단된다.

우리 비대면 진료 산업이 공회전하는 동안 미국·일본·중국 등은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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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바이오 법·제도 개선 시급
美·中 등 비대면진료 격차 커져
디지털 불면증 치료제도 규제 벽
"정부, 현실 맞는 전향적 자세 필요"
[서울경제]

비대면 진료(원격의료), 인공지능(AI) 진단, 디지털 치료제 등 첨단 바이오 시장의 급속한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둘러싼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사인 쓰리제이가 국내 사업자 중에서 처음으로 사업 중단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는 3600만 건 이상 이뤄졌지만 국회 법제화가 좌초될 위기에 처하며 관련 스타트업들이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이다. 다음 달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낮아지면 한시적인 비대면 진료 허용이 중단된다.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5건이 계류돼 있으나 아직 의료계, 플랫폼 사업자 등과 정부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달 중 법안 통과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원격의료산업협의회의 장지호 회장은 “20년간 논의만 해온 비대면 진료를 제도로 정착시켜야 한다”며 “재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비대면 진료 폐지법”이라며 정부의 법안 내용에 대해 반발했다. 정부가 시범 사업 추진 방침을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어떤 형식이 될지 불투명하다는 게 스타트업들의 하소연이다.

우리 비대면 진료 산업이 공회전하는 동안 미국·일본·중국 등은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산업기술수준 평가에 따르면 우리 기술 수준은 중국에 따라잡혀 공동 4위로 평가받았다. 1위인 미국과는 2.5년의 격차를 보였다.

올해부터 첫 국내 제품 허가가 시작된 디지털 치료제도 실제 사용까지 높은 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 2월 디지털 치료제 1호로 에임메드의 불면증 치료제 ‘솜즈’에 이어 이달 19일 두 번째로 웰트의 불면증 치료제 ‘WELT-I’를 승인했다. 하지만 솜즈는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해 실제 사용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보험 적용과 함께 진료비가 책정돼야 하는데 아직 정부에서 디지털 치료기기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해외에서는 디지털 치료제의 혁신성을 유도하는 추세”라며 “우리도 기업의 혁신적인 연구개발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새로운 의료기기 도입을 위해 정부는 지난해 혁신 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 신의료기술 평가유예제도 등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미진하다는 반응이다. 최근 활발히 개발하고 있는 AI 영상 진단 기술의 경우 아직 신의료기술 대상도 아니어서 개선된 보험 적용도 받을 수 없다. 임재준 뷰노 경영기획본부장은 “새로운 의료기기에 보험 적용이 어려운 것은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정부의 요구 때문”이라며 “문제는 미국 등과 달리 신의료 영역으로 분류부터 막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2년 평가 유예를 받더라도 임상하기에는 기간이 너무 짧다”며 “현실에 맞게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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