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대학팀 없고 실업팀도 한개뿐 한국여자아이스하키, 세계 2부 승격 ‘기적’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2부 리그로 승격했다. 고등학교, 대학팀은 전혀 없고 실업팀도 수원시청 단 한 곳밖에 없는 상황에서 쓴 기적이다.
김도윤 감독이 이끄는 한국(19위)은 23일 경기도 수원시 광교복합체육센터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B(3부 리그) 최종 5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을 2-1로 누르고 5전 전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2위 이탈리아를 제치고 조 1위를 확정해 조 1위만 주어지는 디비전1 그룹A(2부 리그) 승격권을 따냈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2부리그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 1차전에서 이탈리아를 연장 끝에 2-1로 꺾었고 폴란드(4-0), 슬로베니아(4-2), 영국(3-2), 카자흐스탄을 내리 제압했다.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한국은 한수진(수원시청)이 첫 골을 넣었지만 바로 동점골을 허용했고 3피리어드 중반 김희원(수원시청)이 극적인 결승골을 넣어 자력으로 우승했다. 한수진과 김희원은 이번 대회 5경기에 출전해 나란히 4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 공격을 이끌었다. 박종아(수원시청)도 2골 4도움으로 맹활약했고 골리 허은비(온타리오 하키 아카데미)는 5경기에서 119개 세이브를 올리며 6실점으로 골문을 잘 지켰다.
한국은 내년에는 디비전1 그룹A에서 5개 국과 기량을 겨룬다. 현재 디비전1 그룹A에 속한 나라는 오스트리아, 중국, 덴마크, 노르웨이, 슬로바키아, 네덜란드 등 6개국이다. 이들은 오는 8월 중국에서 풀리그로 대회를 치러 상위 두 개 팀은 세계 챔피언십(1부)으로 승격하고 6위 팀은 3부로 강등된다.
현재 국내 여자아이스하키 실업팀은 수원시청이 유일하다. 이번 대표 선수 22명 중에도 수원시청 소속이 14명이나 된다. 나머지는 캐나다, 미국 대학 또는 국내외 클럽 소속이다. 현재 국내에는 중학교팀만 2개 정도 있을 뿐 고등부, 대학부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없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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