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출신 유격수에 홀린 실점→첫 안타로 역전승 발판' SSG 3년차 포수, 값진 경험했다 [인천 리뷰]

인천=김동윤 기자 2023. 4. 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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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김동윤 기자]
SSG 조형우(왼쪽)가 2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 4회초 키움 러셀에게 득점을 허용한 뒤 망연자실하고 있다.
SSG 랜더스 3년 차 포수 조형우(21)가 값진 경험을 했다. 홈 접전 상황에서 순간의 머뭇거림으로 실점을 내줬지만,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한 데 이어 투수들을 잘 이끌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정, 최주환 두 베테랑은 중요한 순간 홈런포를 때려내며 어린 포수의 부담을 덜어줬다.

SSG는 2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9-7로 승리했다. 키움전 스윕 및 4연승을 달성한 SSG는 12승 6패로 단독 1위로 도약했다. 반면 키움은 3연패에 빠지며 8승 11패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조형우는 2021년 2차 1라운드 전체 8번으로 SSG에 지명된 포수. 타고난 어깨로 차세대 SSG 안방마님으로 주목받는 선수다. 하지만 지난 2년간 12경기 20타석밖에 기회를 얻지 못했었다. 경기 전 김원형 SSG 감독은 조형우를 선발로 내세우면서 "이럴 때 (조)형우가 나가야 한다. 안타를 치면 좋지만, 오원석과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형우는 아직 큰 경기 경험이 없다. 앞으로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선수니까 이럴 때 경기에 나가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조형우는 선발 오원석과 나쁘지 않은 호흡을 보여줬다. 1회 직구-슬라이더 조합으로 삼진 2개를 포함해 삼자범퇴 이닝을 합작했다. 2회에는 러셀과 박주홍에게 안타를 내줬으나,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형들이 어린 배터리의 부담을 덜어줬다. 0-0으로 팽팽한 3회말 김강민이 볼넷, 최지훈이 우익수 오른쪽으로 향하는 2루타로 1사 2, 3루를 만들었다. 최정은 키움 선발 이승호의 시속 141km 직구를 걷어 올려 비거리 115m의 좌월 스리런포를 때려냈다. 시즌 2호포. 시즌 첫 선발 등판에 나섰던 이승호는 2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면서 4이닝 소화를 바랐던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SSG 최정이 2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 3회말 선제 스리런을 날리고 포효하고 있다.

4회초 메이저리그(ML) 출신 유격수 러셀은 센스 넘치는 플레이로 1점 차 접전을 만들었다. 먼저 이정후와 러셀이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김태진이 중전 1타점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해 1-3이 만들어졌고 러셀은 김휘집의 우익수 뜬 공 때 3루까지 진루했다.

박주홍이 볼넷으로 출루해 형성된 1사 만루 찬스에서 이지영은 오원석의 공을 방망이 끝으로 건드려 1루수 앞 땅볼 타구를 만들었다. SSG 1루수 오태곤은 홈 송구를 선택했고 3루 주자 러셀은 홈으로 쇄도했다. 공이 한 발 앞서 도착했고 조형우는 슬라이딩하는 러셀을 태그하기 위해 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러셀은 홈플레이트를 몇 cm 앞둔 지점에서 급제동을 건 뒤 우뚝 섰다. 뒤늦게 조형우가 태그에 나섰으나, 공간이 생겼고 러셀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조형우는 홀린 듯한 표정으로 우두커니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비디오 판독에도 세이프 판정이 나오면서 점수는 2-3이 됐다.

키움 러셀(위)이 2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조형우(아래)의 태그를 피해 득점하고 있다.

4회말 곧바로 이어진 타석에서 조형우는 김태훈을 상대로 시즌 마수걸이 안타를 신고하면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뒤이은 최지훈의 볼넷, 최정의 좌전 1타점 적시타로 시즌 첫 득점도 올렸다.

이날 23번째 생일을 맞은 오원석은 조형우와 함께 5이닝 6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펼쳤다. 6회 왼손 중지 물집으로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고 7회 2실점으로 생일날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다.

키움은 2-4로 뒤진 7회 2사 1, 2루에서 김태진의 타구가 3루수 최경모의 글러브를 맞고 흐르는 행운이 따르면서 1점을 만회했다. 김휘집은 좌중간 1타점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SSG에는 베테랑들이 있었다. 7회말 2사 1루에서 최주환이 역전 우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박성한의 볼넷, 최경모의 좌익수 쪽 안타로 2사 1, 3루 찬스로 이어지자 조형우는 한유섬과 교체돼 자신의 첫 선발 경기를 마쳤다.

이후에도 두 팀을 치열한 경기를 이어갔다. 키움은 8회초 전병우의 볼넷, 김혜성의 우익수 쪽 안타, 이정후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러셀이 우전 2타점 적시타로 7-6 재역전을 만들었다.

SSG는 베테랑들이 다시 힘을 냈다. 선두 타자 김강민이 좌중간 안타, 최지훈의 희생번트로 2루까지 진루했고 최정이 자동 고의4구로 걸어 나갔다. 여기서 에레디아의 좌전 1타점 적시타, 오태곤의 중전 2타점 적시타가 연이어 터지면서 SSG가 9-7로 역전했다.

키움은 9회초 1사 1, 2루에서 전병우의 좌중간 안타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이형종이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역전에는 실패했다.

SSG 조형우가 23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

인천=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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