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주한외교관 50여명 초대 음성서 평화강연

한예경 기자(yeaky@mk.co.kr) 2023. 4. 2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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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음성 ‘반기문 평화기념관’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21일 주한외교사절 50여명을 충북 음성 ‘반기문 평화기념관’으로 초대해 평화강연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에 있는 113개 외교공관을 대표해 주한외교단장을 맡고 있는 카를로스 빅토르 붕구 주한가봉대사를 비롯한 30여개국 외교관들이 참석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가운데)이 21일 주한외교사절 50여명을 충북 음성 ‘반기문 평화기념관’으로 초대해 기념관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다. <사진제공=보다나은미래를위한반기문재단>
반 전 총장은 음성에서 한국전쟁 직후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UNICEF) 지원 분유로 끼니를 잇고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UNESCO) 지원 교과서로 공부했던 어린 시절을 언급해 외교관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그시절 장난감, 친구들과 함께 뛰어노는 대신 가장 파괴적인 전쟁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싸워야했던 어린이”였다며 “유네세프의 인도적 지원으로 제공됐던 물자중 분유의 맛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더 중요한 것은 유네스코가 제공해준 교과서와 종이 덕분에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며 “교육은 당시 위험속에 살던 우리의 존재에 빛을 밝혀줬고, 밝은 미래로의 길을 비춰줬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결국 유엔과 평화·안보·국제적 연대·자유라는 유엔의 이상이 한국과 한국인들을 살린 것”이라며 유엔 총장 재임시절 어린시절 기억을 떠올리며 전쟁의 참화를 피해 도망쳐온 난민 캠프를 방문했던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반기문 평화기념관은 반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 10년 임기를 마치고 2017년 귀임해 고향인 충북 음성에 지은 박물관으로, 반 전 총장의 유엔 경험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글로벌 시민정신과 지속가능성을 교육하겠다는 취지로 건립됐다.

그는 “글로벌 시민의식은 협력·관용·공감·행동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장기적인 비전”이라며 “지금 우리가 직면한 국제적 도전은 전례 없는 수준이므로 글로벌 시민정신·연대·연민도 전례가 없는 수준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화기념관을 운영중인 반기문재단 측은 올해 처음으로 주한외교관 초청행사를 가졌으나 앞으로 매년 이같은 행사를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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