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으로 버티는 中반도체, 3D 낸드에 자국산 장비 투입 나선다
자국 장비 업체와 협력 강화
SCMP "성공 땐 자립 돌파구"
무디스 "따라잡는 데 최소 5년"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YMTC가 미국 제재에 맞서 자국산 장비를 통한 첨단 반도체 생산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YMTC가 중국산 장비로 첨단 3D 낸드플래시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YMTC는 '우당산'이라는 1급 비밀 프로젝트 아래 낸드플래시 제조를 위해 나우라테크놀로지(NAURA·북방화창) 등 자국 장비 공급업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우당산은 YMTC 본사가 위치한 후베이성에 있는 산 이름으로, YMTC는 자국 지명을 따 반도체 이름을 지칭해왔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 반도체로, 고차원의 적층 기술이 필요하다. 적층은 셀(cell)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용량을 늘리는 기술로, 낸드플래시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기술 장벽의 한계로 여겨지던 '200단의 벽'을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달아 넘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18나노미터(㎚)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조치를 발표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YMTC를 다른 중국 기업 30여 곳과 함께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렸다. 해당 목록에 오른 기업은 미국 상무부의 특별 수출 허가 없이 미국 기업으로부터 반도체 부품 등을 구매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공급망 문제가 생긴 YMTC는 올 들어 직원을 10%가량 감축했고 우한에 두 번째 웨이퍼 공장을 건설하려던 계획도 연기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에도 YMTC가 3D 낸드플래시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당국의 전폭적인 투자와 올해 초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따른 경제 상황 개선으로 YMTC가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밀어붙이기로 했고, 이것이 낸드플래시 톱티어 기업인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YMTC는 '빅펀드'로 알려진 중국의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를 포함해 국영 투자자에게서 70억달러 상당의 자금을 받으며 중국산 장비 조달이 늘어난 상태다. 지난달 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YMTC가 내년부터 중국 현지에서 조달한 장비를 갖춘 새 공장에서 칩을 생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SCMP는 "YMTC 계획이 성공을 거둔다면 중국의 반도체 자립 노력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중국에 외국산 장비를 대신할 제품이 없으며 YMTC가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할지 불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루천이 무디스 수석 신용책임자는 "중국이 제재에 맞서 자국산 반도체 개발을 서두르고 있지만, 첨단 반도체 제조에서 글로벌 리더를 따라잡는 데 최소 5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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