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화성 갭투자 최다 …"세입자는 불안"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김유신 기자(trust@mk.co.kr) 2023. 4. 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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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80% 이상 매매
최근 3년간 강서구 5910건
동탄도 6개월새 251건 거래
"보증금 사고 위험 높아져
전세가율 확인후 계약해야"

◆ 전세사기 후폭풍 ◆

전세사기 문제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 3년간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갭투기가 발생한 지역은 서울 강서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화곡동 일대 빌라 전경. 매경DB

"이 일대는 몇 년 전부터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전세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낮게 책정되는 거래가 있어왔다. 그동안 알고도 넘어왔던 문제가 이번에 터진 것이다."(경기도 화성시 공인중개사 A씨)

'오피스텔 전세사기' 논란이 불거진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일대에서는 몇 년 전부터 오피스텔 매매와 전세 거래가 비슷한 가격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아파트도 매매와 전세가격 격차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갭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나며 훗날 전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1일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최근 6개월간 화성시에서는 251건의 아파트 갭투자가 이뤄졌다. 두 번째로 많은 갭투자가 이뤄진 세종시(182건)의 1.4배에 달한다. 이 중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격차가 1억원 미만인 거래는 9건에 달한다.

화성시 병점동에 위치한 병점역 에듀포레 전용면적 75㎡는 지난 2월 매매가격 3억원, 전세가격 2억7000만원에 갭투자가 이뤄졌다. 병점동의 주공1단지 전용면적 49㎡는 매매가격 2억원(직거래), 전세가격 1억6000만원에 갭투자가 진행됐다.

'갭투기' 현황을 최근 3년간으로 넓혀 보면 전국 최대 갭투기 발생 지역은 서울 강서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주택자금 조달계획서(2020~2022년 8월)를 보면 이 기간 강서구에서 주택 가격 대비 세입자 임대보증금 비중(전세가율)이 80%를 넘는 갭투기 거래 건수는 5910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이어 충북 청주 5390건, 경기 부천 4644건, 경기 고양 3959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강서구의 경우 5910건 중 74%인 4373건이 '빌라왕' 사건이 발생한 화곡동에 집중됐다. 2700채를 보유한 이른바 '건축왕'의 주요 무대였던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역시 읍·면·동 기준으론 전국 3번째로 많은 1646건의 갭투기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세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화성 동탄에선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가 좁혀지는 모양새다. 병점동 주공1단지 전용면적 49㎡의 경우 지난해 4월 매매와 전세 거래가 각각 3억1000만원, 2억5000만원에 이뤄졌다. 전세가격 2억5000만원은 최고가로 전세와 매매가격 격차는 6000만원이다. 병점역 에듀포레 전용면적 75㎡는 2021년 7월 4억17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지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세가격 최고가는 같은 해 8월 기록한 3억4000만원으로 7700만원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1~2년 사이에 이 같은 가격 격차가 5000만원 미만으로 좁혀진 셈이다.

전세사기의 주 대상물인 오피스텔의 경우 이 지역에선 이미 일찌감치 역전세가 진행됐다. 화성시 능동에 위치한 오피스텔 '동탄 퍼스트빌스타' 전용면적 37.83㎡는 2021년 4월 1억45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는데, 같은 해 5월 동일한 면적 전세 거래가 1억7000만원에 진행됐다. 인근 '동탄 푸르지오 시티' 전용면적 32.65㎡는 2021년 1월 1억22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비슷한 시기 전세 거래는 1억3500만원에 진행됐다.

아파트 갭투자는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갭투자 현안 관련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서 아파트 가격의 70% 이상을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한 건수는 2020년 2만6319건에서 2021년 7만3347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무자본·마이너스 갭투자'도 1847건에서 6986건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아파트는 환금성이 높고 대량 매입이 쉽지 않아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빌라나 오피스텔보다는 낮은 편"이라며 "다만 전세를 계약할 때 전세가율을 70% 정도로 감안해 계약하는 편이 안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석환 기자 /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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