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도 역전세난 공포

이희수 기자(lee.heesoo@mk.co.kr) 2023. 4. 23. 17: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분기 전세 절반 하락거래

◆ 전세사기 후폭풍 ◆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위치한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30대 중반 장 모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 3억3000만원을 모두 돌려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최근 전세사기 우려가 커져 새로운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장씨는 "오피스텔이 팔리지도 않는 데다 시세가 2억원대로 떨어져 매매가 된다 해도 보증금을 다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올해 1분기 서울에서 전세로 거래된 빌라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말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4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전세 거래 가격을 살펴본 결과, 전체 1471건 중 804건이 '하락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된 강서구에서는 올해 1분기 전세 계약이 체결된 총 153건 가운데 94건이 하락 거래된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거래량도 5%가량 줄었다.

실제 거래 내역을 보면 강서구 화곡동 한 빌라(전용면적 29.92㎡)는 지난해 12월까지 전세보증금이 2억1000만원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같은 면적 보증금이 1억7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이 많았던 은평구, 강남구, 서초구에서는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하면서 하위 대체재인 빌라 전셋값도 덩달아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은평구는 전세 거래 81건 중 54건, 강남구는 55건 중 34건, 서초구는 72건 중 43건이 하락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도봉구와 양천구에서도 하락 거래 비중이 60% 이상으로 높았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우려로 빌라 전셋값 약세가 이어지면서 역전세 우려가 확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