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나 … 투자의견 조정 보고서 65% "팔아라"
단기 급등 배터리株 등에 몰려
"실적 실망땐 큰폭 조정 우려"
코스닥 시장경보 이달만 24건
개인매매 절반 '빚투' 경고등
올해 들어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투자의견을 하향한 보고서가 급증하고 있다. 투자의견을 낮춘 보고서가 투자의견을 상향한 보고서보다 두 배 많았다. 연초 대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13%, 27% 넘게 상승하면서 2차전지를 중심으로 일부 종목에 대한 과열 평가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발간된 증권사 종목 보고서 중 투자의견을 하향한 보고서는 67건, 투자의견을 상향한 보고서는 37건으로 집계됐다. 올해와 같이 증시 상승기였던 2020년과 2021년에는 투자의견 상향 보고서가 하향 보고서보다 많거나 비슷했던 것에 비해 분위기가 달라졌다. 국내 증시가 하락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는 11건 증가한 반면, 상향 보고서는 7건 감소했다.
증권가에선 올 들어 주가 급등이 배터리, 바이오 등 일부 업종에만 집중된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전반적으로 증시 자체는 부진한 가운데 배터리, 바이오 등 관련 종목이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의견·목표주가 하향이 집중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통상 증권사는 적극매수, 매수, 중립, 매도 등으로 투자의견을 제시한다. 올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 보고서가 55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선 매도 의견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중립 의견은 사실상 매도에 가까운 보수적 대응을 권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등 거시경제(매크로)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2차전지 등 성장주들이 급등하며 증시가 올랐지만, 일부 종목은 주가가 과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급등주가 조정을 겪는다면 시장 분위기가 순식간에 나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종목별로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스엠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가 각각 4건으로 가장 많았고 크래프톤(3개), 카카오뱅크·에코프로·JB금융지주·더존비즈온·롯데케미칼·현대위아(2건) 등의 투자의견이 낮아졌다.
이달 들어 증권사의 중립·매도 의견이 쏟아진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12일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목표주가를 26만5000원으로 높여 잡았으나 전날 종가(29만4500원)보다 목표주가가 10% 낮아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해석됐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2027~2030년 실적이 선반영된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전 세계 2차전지 셀·소재 업종 내 가장 높은 멀티플을 적용받아 분명한 오버슈팅 구간"이라고 말했다.
에스엠 역시 지난달 인수전 당시 주가가 급등하자 고평가 의견이 제시됐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에스엠에 대해 "엔터사 가운데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수·합병(M&A) 이슈에 따른 단기간 주가 급등으로 목표주가와 괴리율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 급등 시 발동하는 시장경보 조치가 이달에만 21일까지 24건에 달했다. 올해 전체(48개 종목 53건)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시장경보는 투자주의, 투자경고, 투자위험 3단계로 가장 높은 투자위험은 올해 총 네 번이 발령됐으며 그중 세 번이 이달에 이뤄졌다.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 21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코스닥 누적 순매수 금액(6조1278억원) 가운데 44%인 2조7008억원이 빚투인 것으로 집계됐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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