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인상도 안 통하나…카카오 직영택시마저 휴업
업계 "전액관리제 폐해 탓
저성과자 양산 수익 악화"
택시 요금 인상에도 법인택시업계의 사정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법인택시 회사 중 2곳이 최근 전체 휴업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카카오모빌리티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9개 택시 회사 중 진화택시와 KM2 2곳이 휴업을 결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9년 자사가 지분 100%를 보유한 '티제이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진화택시, 동고택시, KM1~7까지 총 9개 직영 택시 법인을 운영해왔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티제이파트너스 산하 운수사 9곳이 지속되는 경영난으로 각 법인 운영에 필요한 고정비 상쇄도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고육책으로 손실 규모가 큰 진화와 KM2 운수사에 대해 일시적으로 휴업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체 휴업이라는 형식이지만 택시업계에서는 "그나마 건재하던 카카오모빌리티마저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택시업계에 따르면 택시 면허 가격이 대당 7000만원 수준에서 최근 2000만원 후반대로 떨어지면서 파산 직전에 몰린 택시 회사들이 폐업 대신 전체 휴업이라는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영 법인 회사들의 휴업 결정을 택시업계에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는 서울시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에 걸쳐 중형 택시에 적용되는 기본요금을 인상했는데도 법인택시의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서울시는 올해 2월 기본요금을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는 한편 주행 시 적용되는 거리당 요금과 시간당 요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심야 할증 적용 시간을 오후 10시부터로 앞당기는 한편 오후 11시부터 오전 2시까지는 할증률을 40%로 높여 적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달에는 혁신 서비스를 내세웠던 마카롱 택시가 전체 휴업에 들어선 바 있다.
택시업계는 이들 회사가 경영난을 겪는 것이 전액관리제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정부에서 도입한 택시 전액관리제를 가장 모범적으로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액관리제는 월급제와 유사한 개념으로 도입됐다. '더 뛸수록 더 받는' 사납금제와 달리 전액관리제는 기사의 기본급을 높여주는 대신 기준금을 넘는 초과 수입을 회사와 기사가 나눠 갖는 방식이다. 기사들의 수입을 일정 수준 보장할 수 있지만, 저성과자를 양산해 회사 수익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시가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월 운송 수입금이 338만원에 불과한 저성과자의 경우 전액관리제 아래에서의 수입이 세후 176만원으로 과거 사납금제 적용 시 받았던 91만원의 두 배에 달했다. 반면 월 수입금이 520만원인 고성과자는 전액관리제하에서의 수입이 220만원으로 사납금제 적용 시 수입(256만원)보다 적게 나타났다.
[박제완 기자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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