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번째 대회서 KLPGA 첫승, 눈물 쏟아낸 최은우 “오늘은 아빠 생신, 감사해요”
“오늘이 아빠 생신인데, 정말 최고의 선물을 한 것 같습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PGA) 정규투어에서 9시즌, 211번째 대회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올린 최은우(28)가 인터뷰 도중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4타차 역전승을 거둔 최은우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9년이란 긴 시간동안 뒷바라지 해주셔서 이렇게 훌륭하게 컸다”며 “부모님의 자식으로 태어난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생신 축하드려요, 아빠”라고 말해 주위의 눈시울을 적셨다.
최은우는 23일 경상남도 김해시 가야CC(파72·6818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잡고 6언더파 66타를 쳐 사흘 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 투어 2년차 고지우(8언더파 208타)를 1타 차로 제치고 트로피와 상금 1억 4400만원을 거머쥐었다.
최은우는 KLPGA 정규투어 최다출전 첫 우승기록을 쓴 안송이(237회·2019ADT캡스 챔피언십)에 이어 이 부문 2위 기록을 남기게 됐다. 박소연의 167회를 넘어 200회 이상 출전 끝에 우승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초등학교 시절 호주로 골프유학을 다녀와 2015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최은우는 그간 한 번도 2부 투어로 떨어지지 않은 꾸준함을 보였지만 2016 비씨카드 한경 레이디스컵(6월) 공동 2위로 한 차례 준우승을 거뒀을뿐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샷은 뛰어나지만 약점이던 퍼트를 지난 겨울 훈련때 집중 보완하고 처음으로 레슨도 받은게 큰 효과를 봤다. 선두 이소미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최은우는 6, 7, 9번홀 버디로 전반에 3타를 줄인데 이어 13, 14번홀 연속 버디로 단독선두에 나섰다. 앞조의 고지우가 18번홀(파4)에서 이날 7번째 버디를 넣고 합계 8언더파를 만들며 타이를 이뤘지만 최은우는 16번홀(파5)에서 2.5m 버디 퍼트를 넣고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스코어카드를 내던 시간에 2타차로 따라오던 이소미의 18번홀 세컨샷이 그린을 벗어나면서 우승을 확정한 최은우는 환하게 웃으며 기쁨을 만끽했다.
최은우는 공식인터뷰에서 “아직도 얼떨떨 하다. 매년 이 대회 때 아빠(최문철씨·62) 생신이 겹치는데 올해는 기쁜 마음으로 올라가게 됐다”면서 “선두와 타수차가 많이 나 우승욕심 없이 플레이 했고, 18번홀 그린에서 전광판을 보고난 뒤 2퍼트면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시간이 걸려 첫 우승을 했으니 이젠 다승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다른 선수들도 저를 보고 힘을 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지와 이소미가 공동 3위(6언더파 210타)를 차지했고 신인 김민별은 임희정, 이다연과 공동 5위(4언더파 212타)로 마쳤다. KLGPA투어는 올해 3개 대회에서 모두 생애 첫 우승자(이예원, 이주미)를 배출했다.
김해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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