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버섯 같은 마약 수식어…10대 잠옷에도 ‘마약’ 명칭 붙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2023. 4. 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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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연합뉴스]
‘마약’이란 명칭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면서 마약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등 마약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진 게 확인되자 대검찰청에 옛 마약·조직범죄부 부활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23일 국내 포털 네이버쇼핑을 통해 ‘마약’ 관련 키워드로 검색하면 “신혼부부 순면 파자마 파티 청소년 마약 집들이 선물 잠옷”, “중학생 잠옷 청소년 실내복 마약 반팔 반바지”, “청소년 마약 주니어 여름 잠옷” 등으로 광고하는 제품이 쏟아져 나온다.

마약이 상품명에 따라붙는 사례는 특히 음식에 더 많다. 부산지역의 경우 주요 포털에서 ‘부산 마약’을 검색하면 맛집을 중심으로 최소 50곳 이상이 뜬다.

가령 김치찌개, 국밥, 떡볶이, 보쌈, 칼국수, 김밥 등 상호에 ‘마약’ 수식어가 붙어있다. 모두 중독성이 강한 맛을 강조하기 위해 마약 명칭을 것이다.

전북 전주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전주 한옥마을에서는 ‘마약 육전’도 팔고 있다.

10대 청소년 마약 범죄가 늘어나면서 이같이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마약에 대한 이미지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마약김밥·마약떡볶이처럼 식품 명칭이나 상호에 마약이라는 표현을 남용해 젊은 층이 마약을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상품명에 마약 명칭을 제한하거나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지만, 마약이라는 명칭이 있다는 것만으로 공공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반대론 의견도 있다.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몇몇 이런 내용을 담은 조례안은 상정 자체가 보류되기도 했다.

경기도의회 박세원(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생안전지역(학교 반경 200m 내)에서 마약류 등 사회윤리를 현격히 침해하는 상품명·상호 등의 사용 현황에 대해 교육장과 학교장이 실태점검을 해 공개하고, 개선을 권고하는 내용의 ‘경기도교육청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조례안’을 지난달 대표 발의했으나 상정이 보류됐다.

이 조례안에 대해 도의회 입법정책담당관실은 “소상공인들의 상표권 제한 및 영업의 자유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간판 및 제품 포장 교체에 필요한 비용 지원의 필요성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검토 의견을 냈다.

앞서 이런 조례안 상정은 청소년 마약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경남도의회에서도 시도됐다.

지난해 6월 약사 출신인 경남도의회 윤성미(국민의힘) 의원이 ‘경상남도 우리말 바르게 쓰기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대표발의해 상임위원회에서는 원안 의결됐으나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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