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1300도서 타오르는 음극재 탈중국의 꿈
지금은 中서 들여온 흑연 가공해
배터리소재 음극재 年7.4만t 생산
축구장 13개 면적에 직원은 4명
연내 아프리카 흑연 수입 탈중국
20m 높이의 설비가 늘어선 포스코퓨처엠 세종 음극재 공장은 쌀쌀한 봄비에도 열기가 가득했다. 섭씨 1000도가 넘는 고온에서 흑연이 익어가는 가운데 한국 배터리 산업의 탈중국을 위한 꿈도 무르익고 있었다.
지난 20일 매일경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상업 가동 중인 포스코퓨처엠의 세종 음극재 2공장을 방문했다. 공장 초입에는 20m 높이의 원재료·완제품 저장용 철제 창고가 위치해 있었다. 정광열 포스코퓨처엠 음극재 2공장장은 "원료나 제품에 부착된 바코드를 이용해 크레인이 자동으로 물건을 오르내린다"며 "생산 과정 전반에서 사람이 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했다.
이날 공장 내부에서는 근무 인력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정 공장장은 "공장 전체 근무 인력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270명이지만 공장 가동은 4명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세종 음극재 공장은 중국에서 수입한 흑연을 배터리 핵심 소재인 음극재로 재탄생시키는 곳이다. 중국에서 1차 가공을 거쳐 작은 구 모양으로 성형한 흑연(구형흑연)을 수입해오고, 이 흑연을 처리해 음극재로 만든다.
공장 안에서 원재료와 완제품이 이동하는 과정은 전부 파이프로 구성된 공기 이송 방식(에어슈팅)을 사용한다. 재료와 제품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 완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음극재 생산은 섞고, 가열하고, 후처리를 거치는 단계로 구성된다. 첫 단계는 구형흑연 팽창을 막기 위해 가공한 뒤 '피치'로 코팅하는 과정이다. 음극재는 급속 충방전이 어렵고, 사용하다 보면 팽창하는 경향이 있는데 포스코퓨처엠은 이를 막는 기술을 보유했다. 피치는 석탄이나 석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탄소 물질로, 흑연 표면에 코팅하면 배터리 충방전 속도를 높이고 수명을 늘리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1차 가공을 거친 흑연은 섭씨 1000~1300도의 고온에서 10여 시간 동안 구워지는 소성 과정을 거친다. 소성 과정은 전기로 생산된 열이 상하좌우 사방에서 가해지며, 이 동안 원재료는 약 40m를 이동한다.
소성을 거쳐 나온 흑연은 지름 약 2㎝의 자갈 형태로 뭉쳐 있었다. 이를 다시 고르게 갈아내고 아직 남아 있는 철 성분을 제거(탈철)하면 음극재 완제품이 나온다. 이렇게 생산되는 천연흑연 음극재는 세종 1공장과 2공장을 합해 연 7만4000t에 달한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아프리카 탄자니아 광산에서 캐낸 흑연을 원료로 만든 음극재를 생산하기 위해 배터리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는 흑연을 전량 중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앞으로 탈중국이 가능하다는 게 포스코퓨처엠 설명이다.
[세종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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