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宋 탈당·귀국에 안도…당내 '진상조사·출당'요구엔 고심

송영길 귀국·탈당에 민주당 "존중"…당 차원 조치는 신중
자체진상조사, 연루 의원 출당 조치 등 당내 요구도 계속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교민 사무실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3.4.23/뉴스1 ⓒ News1 이준성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민주당은 23일 '돈 봉투' 의혹 관련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기 귀국과 탈당 의사 표명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의 귀국으로 한숨 돌렸지만, 당 차원의 자체조사 요구가 나오는 만큼 당분간 지도부 차원의 고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전날(22일)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 "저는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고자 한다. 당연히 상임고문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오는 24일 오후 3시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이에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송 전 대표의 귀국을 계기로 이번 사건의 실체가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신속하고 투명하게 규명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송 전 대표의 선제적인 탈당 조치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 전까지 송 전 대표의 파리 기자회견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던만큼, 송 전 대표의 귀국·탈당 의사표명이 돈봉투 의혹을 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뉴스1에 "송 전 대표가 당에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탈당을 한 게 아니겠나"라며 "앞으로 검찰 수사로 명확히 밝히면 될 문제"라고 전했다.

또다른 지도부 관계자도 "송 전 대표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 선택이었고 당 차원의 부담을 덜어준 것"이라며 "현재 지도부는 의혹 관련해 정보가 없다. 송 전 대표가 귀국해서 사실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송 전 대표가) 청빈까지 말하긴 거창하지만 물욕이 적은 사람임은 보증한다"며 "당 대표 시절 자신이 정했던 대로 '탈당해서 증명하고 돌아온다'는 룰을 실천했다. 당을 생각한 그의 마음이 모두에게 무겁게 다가가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당 상임고문인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SNS에 "역시 큰그릇 송영길"이라며 "자생당생(自生黨生)했다. 반드시 이겨 당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올렸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자체진상조사 등 요구가 나오는 만큼 지도부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웠다"며 몰랐다는 입장을 내놓은 점도 우려사항이다.

당장 당 내부에서도 소속 의원 169명에 대한 전수조사, 특별조사기구 구성 등 당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에 대한 탈당, 출당 조치 요구도 나온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언제부터 법률적 책임만 고려하고 정치적 책임은 고려하지 않았나"라며 "진상조사가 실효성이 없다면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의 탈당 권유·출당 등 지도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돈봉투 의혹 수수 명단에 이름이 오른 신정훈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돈봉투를 받은 사실이 결코 없다"며 "민주당 의원 169명 모두 이 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었는지, 결백하면 결백하다는 입장문을, 죄가 있다면 죄를 밝히고 국민의 용서를 구하는 고백문을 발표하는 진실고백 운동을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온라인으로 향후 대책과 관련해 내부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만간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재발방지대책과 정당 혁신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수석대변인은 당 차원의 진상조사 기구에 대해 "기존 방침과 바뀐 게 없다"며 "송 전 대표 귀국 후 사건 규명이 조금 더 빨라질테니 진행상황을 보며 그에 맞는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도부 소속 의원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냐에 따라, 필요에 따라 당 차원 진상조사 논의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은 송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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